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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T Feb 03. 2024

지렁이패티 왜 못 쓸까...스티커메시지 6가지 전략

칩 히스·댄 히스의 '스틱!'



뇌리에 착 달라붙는 '스티커 메시지' 만드는
단순·의외·구체·신뢰·감정·스토리 전략
"지렁이 비싸 못쓴다" 루머 떨쳐낸 맥도날드 등
광고·마케팅·선거·사회실험 사례들로 풀어내


#1970년대, 미국에서 '맥도날드 햄버거 패티에는 지렁이 고기를 쓴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맥도날드 측은 정면 반박했지만 이 도시괴담은 사라지지 않았다. 1992년, 맥도날드 CEO 레이 크록은 새 전략으로 루머를 일소했다. "우리는 햄버거 패티에 지렁이고기를 쓸 재정적 능력이 없어요. 햄버거 고기는 1파운드에 1.5달러지만 지렁이는 파운드당 6달러나 한다구요!"


히스 형제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책 '스틱!'은 스티커 메시지의 사례로 맥도날드 일화를 소개합니다. 스티커 메시지는 우리가 한번 들으면 뇌리에 스티커처럼 끈끈히 착 달라붙는 강력한 메시지를 뜻합니다. '지렁이고기 패티'는 강력한 스티커 메시지였기에 맥도날드는 이 루머에 오래 시달려야 했습니다. "우리는 지렁이고기를 쓰지 않는다"는 정면반박보다 이 루머가 더 강한 메시지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한 방법은 또 다른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지렁이고기가 더 비싸 쓸 수가 없다'는 메시지가 그것입니다. 


이 책은 각각 조직행동론과 CEO 리더십 멘토인 히스 형제가 의기투합해 써낸 메시지 전략 책입니다. 칩 히스는 스탠퍼드대 조직행동론 교수로서 조직행동·협상 강의를 하며 구글과 같은 글로벌기업 컨설팅을 맡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댄 히스는 듀크대 케이스센터 수석 연구원으로서 '포춘' 선정 500명 CEO를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해 왔다는게 자기 소개입니다. 


히스 형제가 제시하는 스티커 메시지 전략은 SUCCES’s로 요약됩니다. 


Simplicity 단순성

Unexpectedness 의외성

Concreteness 구체성

Credibility 신뢰성

Emotion 감성

Story 스토리


풀어서 말해 '간단하고 기발하며 구체적이고 진실되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입니다. 그럼 주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이 책에서 소개된 SUCCES’s 전략에 맞춰 구체적 사례 중심으로 6개 전략을 소개하겠습니다. 


단순성

#미국 사우스웨스트의 모토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

간결한 메시지는 조직원들이 빠르게 조직 목적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모토가 따라, 기내식에 치킨시저샐러드를 추가하는 아이디어는 NO! 입니다. 

또 메시지는 간결해야 합니다. 1992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빌 클린턴은 제3 후보가 '균형 예산'을 꺼내자 자신도 이에 대해 발언하려 했습니다. 클린턴의 고문들은 "메시지를 선별해야 합니다. 세 가지를 말한다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셈입니다"라며 말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집중한 메시지가 "경제라니까, 이 멍청아"입니다. 


의외성

#고급 백화점 노드스트롬의 경영 이미지 '고객이 경쟁사 백화점 메이시스에서 사온 선물을 기꺼이 포장해 주는 노디'

경쟁사 제품까지 선물 포장을 해준다는 그룹상은 신입직원들에게 충격과 함께 강한 메시지로 남습니다. '업계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메시지를 기억할 직원들이 있을까요. 


구체성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발표한 우주 프로젝트. "미국은 앞으로 하나의 목표에 전념해야 합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사람을 달 표면에 착륙시키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를 해낸다면 달에 가는 것은 한 사람이 아니라 이 나라 전 국민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야 합니다." 

미국인을 포함한 전세계 사람들이 머리속으로 달 착륙 모습을 그리도록 했습니다. 케네디가 '우리의 사명은 팀 중심적 혁신과 전략저긴 주도권 확립을 통해 항공우주 산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요?


#이국적 식료품을 파는 마트 '트레이더 조'가 직원들에게 제시하는 주 고객층. '아주 낡은 볼보자동차를 모느 실직한 대학 교수'. 

트레이더 조의 '실직한 대학 교수'는 모든 직원들에게 그들의 목표 고객이 '상류 계급에 속하되 경제 관념이 투철한 고객'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줍니다. 이는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고 상품의 품질에 대해서도 무척 까다로우나 동시에 가격에 매우 민감하고 다양성과 새로운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설명보다 더 강력합니다. 


신뢰성

#인도의 물류기업 세이펙스프렉스는 발리우드 영화 필름을 운송하는 하는 사업을 따내고자 했다. 인도는 불법 DVD 유통 문제가 심각했기에 영화사들은 처음엔 코웃음쳤다. 그러나 세이펙스프레스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인도 전역 서점에 동시 유통시킨 스토리로 영화배급사를 설득시켰다. 세이펙스프레스는 또 하나의 스토리도 준비했다. 해당 배급사 중역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당신 동생이 최근 치른 대입 시험지를 안전하게 배달했고 또 그 답안지를 다시 교육청에 전달했답니다"

세이펙스프레스의 위력은 숫자나 권위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상세한 실례에서 나왔습니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미 카터와 맞서고 있었다. 그는 대중을 상대로 이렇게 물었다 "과연 여러분은 4년 전보다 더 잘살고 있습니까?"

로널드 레이건은 자기 주장의 신뢰성을 '아웃소싱' 했습니다. 자기가 인플레이션의 증가율, 실업률, 끊임없이 상승하는 이자율 등 통계 수치를 들먹이는 대신 청중들에게 그 대답을 맡긴 겁니다. 


감성

#"여러분이 기부하신 돈은 아프리카 말라위에 사는 일곱 살짜리 소녀 로키아를 돕는데 사용됩니다. 로키아는 매우 가난하며, 끔찍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회 실험 결과, 이처럼 감성에 호소한 기부 캠페인이 '300만명에 달하는 말라위 아이들이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통계 제시 방법도다 더 많은 기부를 이끌어 냈습니다. 또 하나, 로키아의 이야기를 설명한 뒤 통계 설명을 추가하니 오히려 기부액이 줄었습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분석적·이성적 사고를 하게끔 하는 것만으로도 메시지 전달 효과는 줄어든 겁니다. 


스토리

#페덱스의 한 택배기사는 뉴욕에서 배달 트럭이 고장난데다 대체 밴까지 늦어지자 직접 걸어서 소포를 배달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간 내 자기 구역을 다 돌기 역부족이었고 결국 경쟁사 트럭 운전사를 설득해 남은 자신의 소포를 배달했다. 

이솝우화가 2500년을 살아 남은 것은 그것이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페덱스의 한 택배기사 스토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정해진 시간 내 배달 업무를 완수한다는 이 회사의 가치를 구체적 언어로 나타냅니다. 스토리는 추상적인 전략 선언보다 훨씬 낫다고 저자들은 강조합니다. 


180kg서 80kg된 샌드위치男...SUCCES’s 전략 끝반왕 서브웨이 광고

#2000년 1월 1일 새해 첫날 방송된 서브웨이 샌드위치 광고. 1990년대 후반 대학교 3학년때, 몸무게가 192kg, 허리 사이즈 60인치에 달했던 대학교 재러드가 등장한다. 그는 현재 80kg이다. 아나운서와 대화에서 자시의 다이어트담을 소개한다. "이대로라면 35세를 넘기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는 의사의 경고를 받은 그는 서브웨이 샌드위치 다이어트법을 고안해다. 서브웨이에서 점심으로 야채 샌드위치, 저녁으로 6인치짜리 터키 샌드위치를 먹었다. 몸무게가 줄자 차를 타기 보다는 걸어다며 운동을 시작했고 그 결과 100kg을 감량했다. 서브웨이는 이 광고를 통해 '패스트푸드'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얻었고 그해 판매량이 18%, 이듬해에는 16% 성장했다. 


이 서브웨이 광고는 SUCCES’s 전략의 집합체입니다. 

단순성-'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어라, 그러면 몸무게가 줄 것이다'

의외성-우리가 오랫동안 견고하게 믿어왔던 패스트푸드에 대한 도식을 파괴하니까요. 

구체성-커다란 바지 사이즈, 엄청나게 준 몸무게, 특정한 샌드위치를 이용한 다이어트!

신뢰성-60인치짜리 바지를 입던 사내가 다이어트에 관한 충고를 하니까요. 

감정-막연한 대중이 아닌 재러드라는 한 개인을 통해 관심을 끌어들입니다. 

스토리-이 주인공은 그리 승산이 없는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둡니다. 


'지식의 저주' 끊어내야 스티커메시지 가능해

#한 남자가 친구와 '음악 맞추기'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으며 리듬에 맞춰 막대기로 테이블을 두들기고 상대편에 앉아 있는 친구는 그 리듬을 듣고 남자가 듣고 있는 음아을 맞추는 게임입니다. 친구가 세번째 곡마저 맞추지 못하자 남자는 헤드셋을 빼더니 이해할 수 없다는 투덜거립니다. "아니 어떻게 퀸의 We Will Rock You를 못 맞출 수 있어?"


두 저자가 메시지 전달과정에서 경계하는 '지식의 저주'를 나타내는 비유입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상대방도 알고 있다고 착각에서 벌어지는 소통의 오류입니다. 


지식의 저주를 해결하는 것이 스티커 메시지의 핵심 역할이기도 합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배급사들은 '하이 콘셉트'라는 개념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기존 유명한 영화에 비겨 새 영화를 소개하는 겁니다. 가령 영화 '스피드'는 버스 버전의 '다이하드'인 셈입니다. 


#디즈니랜드에서는 직원들을 '배우'라고 부른다. 디즈니랜드 직원들이 무대의상을 걸친 채 공공장소에서 휴식을 취해도 괜찮을까? 그럴리 없다. 

디즈니랜드 사측이 직원들에게 원하는 역할은 '배우'라는 친근한 개념을 통해 직원들에게 전달됩니다. 


ㅇ이 밖의 조언들

-광고하는 상품의 강점을 강조할 것. "광고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고주가 자신의 능력에 도취된 나머지 우리가 왜 그것을 사야하는지를 말해주길 깜빡한다는 것이다"

-'상대에게 좋은 것'을 중심으로 얘기하라. "굿이어 타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안심할 수 있다고 말하지 마라. 굿이어 타이어를 사용하면 '당신'은 안심할 수 있다고 말하라"

-드릴을 팔때는 '드릴을 사라'고 말하지 말고 '못을 박아 당신 자녀의 사진을 벽에 걸어두라'고 이야기 하라. 

-정면으로 설득하려 하지 말라. 그 경우 청주은 논제를 평가하고, 판단하고, 토론하고, 비판하고 반론을 제기하려들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할때는 설명에 매몰되지 말라. 청중들이 다음을 궁금하게 만들라. 스토리를 들려주라.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명과 예시를 1대 3 비율로 하라. 자료나 통계 수치를 프레젠테이션의 주요 내용으로 삼지 말라. 

-요점을 강조하라. 10가지를 말하는 것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상에서 스토리를 발견하라. 


이번 리뷰는 책의 전략대로 사례 중심으로 하다보니 분량이 더 길어졌습니다.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는 것도 좋지만 책에 담긴 하나 하나의 구체적 사례들이 SUCCES’s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SUCCES’s 전략으로 '지식의 저주'를 피하고 스티커메시지를 만들 것을 제안하는 책, '스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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