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의 ’세이노의 가르침‘
"부자들은 자녀에게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일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세이노의 가르침' 中)
지난 2023년 책으로 출간돼 돌풍을 일으킨 '세이노의 가르침'을 최근에야, 드디어 읽었습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세이노가 인터넷카페 게시글, 언론 칼럼 등 형식으로 2000년대 초중반 발표한 당시에도 파급력이 컸던 '부자학'입니다. 무엇보다 언론에서 인증한 '찐부자'가 쓴 훈계(?)라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이 책은 1948년생인 저자가 50대였던 2000년대 초중반 쓴 글과 그가 70대에 이른 2022년에 쓴 글들로 구성됐습니다. 지독한 가난을 이기고 자수성가한 자산가의 글이기에 자칫 '꼰대의 노오력론(論)'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얼마든지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성공 포르노' 자기 계발서들이 범람하는 지금 시점에 "피보다 진하게 살라"는 그의 메시지는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옵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하고 싶은 것은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일부터 잘하라"는 훈계입니다. 꼭 일 잘하는 직원이 성공한 사업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직장에서 일 못했던 직원이 사업을 해서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취지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저도 제가 직장에서 어떻게 일해 왔는지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735쪽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을, 일상생활에서 기억하고 실천하기 위해 다섯 줄(그보다 많으면 기억하기 어려우니까)로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늘리는 순간에 행복이 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시간이 돈이 되게 만들어라.
-일을 사랑해야 한다. 일을 잘하려면 책을 읽으며 공부하되 피를 토하는 자세로 하라(하루 2시간 자기 계발). 또 경험자로부터 의견을 들어라.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총체적 통찰력)을 갖춰라.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에게서 일을 배우고 조언을 듣고(부자가 되는 기회는 기존 부자들에게 있다), 또 부자가 원하는 제품·서비스를 팔아라.
-하려는 사업은 가치를 창출하는 일어야 하고, 그 사업을 하려면 내가 일단 그것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초기 채용 직원은 내 시간 소비를 덜기 위한 차원이라야 한다).
물론 '피 보다 진하게' 살아온 저자의 삶이 담긴 이 책을 다섯 줄로 온전히 요약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꼭 기억해 두고 싶은 목록을 만들었는데 제목을 달자면 '일을 잘하려면' '가난한 자들의 특성'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세이노 추천 도서' '세이노 추천 영화' '세이노 추천 언론 보도' 등이 있습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은 직접 읽으며 자신에 맞춰 이런 목록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핵심일 '일을 잘하려면'만 추가로 올려보겠습니다.
ㅇ일을 잘하려면
-어떤 일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면 반드시 개선점을 찾아내라
-행동하기 전에 그 일에 필요한 지식을 흡수해라
-실수하지 말라. 모든 세세한 것들을 적어 놓은 체크리스트를 반드시 만들어 책상 위에 붙여 놓고 그 일을 할때마다 확인하라.
-효율적으로 일하라
-그 일을 이미 해 본 경험자들의 의견을 반드시 들어라
-어떤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그 분야에서 발행되는 잡지와 신문을 모두 찾아내 6개월 이전부터 구독하라
-효율을 높이려면 끊임없이 업무 개선이 필요하다. 6개월간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라.
-영업을 한다면 우선을 자기를 알려야 한다(판매자의 신뢰도 올리기). 책을 쓰는 것도 자신을 알리는 좋은 방법이다.
이 책을 읽으면 저자가 비단 돈 벌기 뿐 아니라 영화·문학 부문에도 조예가 깊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저자 스스로 삶의 가치를 꼭 돈 버는 것에만 두지 않고(음악을 사랑하는 시티보이였기도 하고), 뭘 하든 간에 대충 하지 않고 한다면 '진하게' 해왔기 때문일 겁니다.
'피보다 진하게 살라'는 메시지가 진정성 있게 다가 온 책 '세이노의 가르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