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왜 사람을 움직이지 못했을까

정보는 충분했지만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by Thinknod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3개월쯤이었을까. 관심을 받던 대시보드는 점점 열리지 않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다시 익숙한 방식으로 돌아갔다. 엑셀 파일을 내려받아 각자의 방식대로 정리하고, 특정 포맷을 맞추기 위해 시간을 소비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대학원에서도, 직장에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며 새로운 전략을 제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이 데이터들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지 못했을까.


분명 데이터는 충분했다. 도구도 있었고, 지표도 정리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는 조직 안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고민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Forbes의 Brent Dykes는 데이터 문화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행동과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데이터를 쌓고 도구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Harvard Business Review의 Thomas Redman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언급한다.


이 말들은 그 당시의 나에게는 아직 명확히 와닿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했다.


데이터는 스스로 말하지 않았다.


데이터는 분명 많은 정보를 담고 있었지만, 그 정보가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지,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까지 알려주지는 않았다. 결국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란, 데이터가 답을 내놓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나는 점점 깨닫게 되었다.


그 이유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나는 하나의 질문을 계속 붙잡고 있었다.


왜 데이터는 충분했는데, 사람의 사고를 움직이지 못했을까.




Dykes, B. (2024, January 10). Why AI isn't going to solve all your data culture problems. Forbes. https://www.forbes.com/sites/brentdykes/2024/01/10/why-ai-isnt-going-to-solve-all-your-data-culture-problems/

Thomas C. Redman. (2014, April 29). Data doesn't speak for itself. Harvard Business Review. https://hbr.org/2014/04/data-doesnt-speak-for-it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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