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추억 #18
착한 척의 어려움

by 셋째딸

착한 척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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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옆자리 회사원들의 이야기를 어쩌다가 엿듣게 되었다.

대화 내용은 같은 사무실 여자 후배 두 명에 대한 그들 나름의 분석(?).


들어보니 한 명은 착하고 유순한 타입이고,

다른 한 명은 그 반대인 듯했는데...

착한 후배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놓는 것이었다.

여중여고를 나와서 잘 아는데 그 아이는 착한 게 아니라 착한 척하는 것이다,

나중에는 본인만 힘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여중여고를 나와 잘 알아서 그러는데,

못된 아이는 못된 게 아니라 못된 척하는 거라나?


한 명은 착한데 착한 척, 한 명은 못됐는데 못된 척?


도대체 뭔 말이지 싶으면서도 한 가지 분명하게 드는 생각은

지금 이 대화, 그 착한 척한다는 후배가 들으면

엄청나게 허탈하겠다는 사실.


착한 척한다는 아이가 정말로 착한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으리란 짐작은 할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을 열심히 챙긴다든지,

좋은 것을 양보한다든지,

분위기 어색해질까 봐 쉽게 사과하고 자신의 잘못으로 무마한다든지.


이래 놓고 화장실 가서 혼자 쌍욕을 읊조리는

무서운 두 얼굴의 여자라고 해도...

최소한 사람들을 배려하며 노력한

그 '착한 척' 하는 겉모습 하나만큼은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흔히 겉보다 속이 더 중요하다고 많이들 말하는데,

겉도 속만큼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겉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특히 회사생활에서는.

아무리 착하고 속이 깊다 해도 행동하지 않고 말하지 않으면 어찌 알리오.

끓어오르는 속내를 감추고 착한 척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도대체 왜 욕을 먹어야 한단 말인가.



그런데 그 사람들은 오히려 노력한 후배를 '착한 척하는 사람'으로,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진정한 '착한 사람'으로 도장을 쾅쾅 찍어 버리니...

참 이상한 노릇이었다.


왠지 그 착한 척하는 후배에게 가서

괜찮다고 어깨를 도닥여주고 싶은 심정.


"중학교는 남녀공학 나왔지만 고등학교는 여고를 나왔거든?

그래서 아는데 너 같은 후배가 흔치 않더라고. 네가 우리 부서라서 참 기뻐."


나라도 그렇게 말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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