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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한 May 01. 2024

운동하는 사람

봄나물은 운동복을 계속 입고 있었다.


해를 학교에 데려다주러 가려는데, 봄나물이 필라테스 운동복을 입고 나왔다. 

벌써 운동 가게? 

아니, 미리 입고 있으려고, 나중에 갈아입기 귀찮아서.

라고 했지만 왠지 귀찮아하는 것 같진 않았다.


해를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봄나물이,

아... 오늘 아니고 내일이었네. 

뭐가? 

필라테스, 내일이었어. 괜히 입었네.

라고 했지만 묘하게 웃는 듯 보였다.


집에 와서도 계속 운동복을 입고 있다. 

커피 물을 끓이고 빵을 데우면서도

어제 읽었던 책을 다시 펼쳐 읽으면서도

칫솔을 입에 문 채 거실을 느리게 오가면서도

운동복을 벗지 않았다.  


봄나물은 '운동하는 사람'이 되었다.

집에서 운동하는 걸 본 적은 없지만

그녀가 운동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걸, 나는 안다.

무엇보다 '운동하는 사람'인 자신을 맘에 들어하는 것이

퍽 예쁘고, 반갑다.











*아니야, 아니야. 할 수 있어. 내일도 걸을 수 있을 거야. 오늘도 걸어서 돌아왔잖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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