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일상에 변화가 필요하다
나는 디자인 전공의 학부생이며 개발 커뮤니티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는 휴학하고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는 운영/기획 업무를 하고 있다. 여태껏 나는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던 버릇이 있었다. 10대 때는 입시라는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시간을 재가며 입시 공부를 하기 싫어도 꾸역꾸역 했었다. 어느 순간부터 ‘하기 싫어도 꾸역꾸역 하는’ 태도도 사라지고 쉬운 일만 찾아 하고,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편, 20대가 되어서는 장기적인 목표의 부재와 단기적인 이익에 매몰되어 하루하루 일상을 보내는 데 급급하고 있었다. 단기적으로 이익이 되는 일을 좇아서 하고,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권태로워진 스스로가 싫었고 COVID-19를 핑계로 자꾸만 나태해지려는 ‘나’를 바꾸고 싶었다.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무언가에 몰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책을 찾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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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Burn-Out)을 극복하기 위해 찾았던 책 중 내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책은 위의 두 권이었다. 첫 번째 책은 구독하던 ebook 서비스(밀리의 서재)에서 칙센트 미하이의 책을 검색하다 발견해서 전자책으로 읽었고, 두 번째 책은 작년 디자인 커뮤니티(From Designer) 연말 행사에서 선물 받았다. 스몰스텝(매일 조금씩 도전하기로 한 목표)중 첫 번째는 독서이며, 두 번째 목표는 달리는 것이었다. 진로를 찾을 때까지 회차마다 다른 분야의 책을 주기적으로 돌아가며 읽어보려 한다. 가령 1회 차에 통계학 등 데이터 과학 분야의 책을 읽었다면 2회 차에는 기획이나 마케팅 분야의 책을, 3회 차에는 디자인 분야의 책을, 4회 차에는 웹이나 앱 개발 분야의 책을 읽고 다시 5회 차에는 통계학 등 데이터 과학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 내가 소질이 있고 적성에 맞는지 알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회차를 거듭하는 것이다.
그리고 독서 챌린지와 병행하고 있는 습관으로는 시간을 재고 달리는 것이었다. 이 습관은 체력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다. 독서 챌린지 도중 처음엔 의욕에 넘쳐 열정적으로 할 일을 하다가 금세 피로해져서 책상에서 졸거나 딴짓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COVID-19가 극성이기 전에는 학교 근처 필라테스 스튜디오에서 운동을 하고는 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운영하지 않을 때도 있었고, 지금 다니는 직장과 거리가 멀어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운동을 꾸준히 하다가 잠시 쉬었더니 금세 몸이 무거워지고 체력이 떨어졌다. 외부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내 스케줄에 맞춰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운동이기에 러닝을 시작했다.
처음 러닝을 시작했을 때는 계속 달리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중간중간 숨이 찰 때마다 걷고는 했다. Nike Run Club 앱을 켜고 달렸더니 중간에 쉴 때마다 일시 정지 상태를 감지해서 음성 안내를 해주는 덕분(?)에 스스로와 타협할 수 없었다. 이러한 알림을 받는 빈도도 앱에서 거리에 따라 설정 가능하며, 몇 킬로미터를 달렸는지 측정해준다. 한 주, 한 달, 한 해 간격으로 얼마만큼의 시간 동안 몇 킬로미터를 뛰었고 평균 페이스가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는 등 나의 러닝 통계도 볼 수 있다. 달성 기록을 축하하는 트로피와 배지 등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유도하는 인터페이스는 사용자에게 지속적으로 동기 부여를 해주며 러닝 목표를 달성하게끔 독려한다. 오디오 가이드로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맞춤형 러닝 코칭 기능과 함께 음성으로 축하와 응원의 피드백도 해주는 등 재밌는 VUI(Voice User Interface)가 있고 러닝 날짜를 정하는 스케쥴링 기능까지 있는 앱 서비스로, 다양한 UX(사용자 경험)를 제공한다.
https://apps.apple.com/kr/app/nike-run-club/id387771637
입시를 준비했던 당시의 몰입감을 느낄 수 없다면, 시간을 재고 짧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인 몰입 환경을 만드는 건 어떨까. 책을 읽을 때에도 매일 10분씩은 책을 읽자는 생각으로 타이머를 맞춰 놓고, 달리기를 할 때에도 스마트워치나 모바일 앱으로 달린 시각과 거리를 측정하는 것이다. 물론 책을 읽으며 시간이 오버되어도 읽던 챕터는 마저 읽고 책을 덮을 때가 많고, 달리는 트랙 중간중간에 있는 야외(공원) 운동 기구도 가끔 한다. 목표를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들이게 되는 노력은 덤이다. 타이머 앱 중에 집중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으로는 ‘구글 시계’로 유명한 타임 타이머와 뽀모도로 타이머가 있다. 가령 50분 동안 할 일을 하고 10분 간 휴식하는 것을 1세트로 한다면, 이를 시간마다 반복하는 것이다.
https://apps.apple.com/kr/app/time-timer/id332520417
타이머를 사용하는 방법론적인 제안 외에 열정이 식었을 때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던 책으로는 아래 두 권이 있다. 열람실에서 꾸역꾸역 공부하다가 잠시 쉴 때 우연히 서가에서 발견해 읽고 나서 저자의 다른 책도 찾아 읽었을 정도로 저자(김태원 분)의 글에 동기부여를 받고 다시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저자의 책 중에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도 재밌게 읽었는데, 오늘의 글과는 관련이 없어서 적지는 않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싶을 때 읽으면 뇌가 말랑말랑해진다는 느낌이 들게 한 책이다.) 당시의 나는 도서관에서 찾아 읽을 수 있었지만 절판된 책이므로 전자책 플랫폼(리디북스), 알라딘 중고 서점 등에서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https://ridibooks.com/books/117000162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33894
말 그대로 '스몰스텝'이기 때문에 매일 조금씩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나의 챌린지를 남들이 보기엔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타이머로 시간을 재고, 지인들이 볼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에 기록을 하는 등 매일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 덕분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2020년 한 해 모두가 힘들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했던 어려운 시기지만 함께 이겨내며 소중한 일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스몰스텝으로 시작한 챌린지' 끝.
THIS.는 Do Something Meaningful이라는 슬로건으로 의미 있는 디자인 활동을 하는 디자인 커뮤니티입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비핸스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공유합니다.
https://www.behance.net/THIS_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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