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면 다르게 느껴지는 삶의 가치
나는 열심병 환자였다.
뭐든 열심히 했다.
이 '열심'으로 어린시절에는 어른들의 사랑을 얻었고
청소년기부터 20대까지는 성적과 어느정도의 삶의 궤도에 오르는 결과를 이뤘지만
30대를 지나 40대가 되니 열심은 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뭐든 다 열심히 하는 것은 대단한 병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삶에는 여러 주제가 있어서 뭐든 다 열심히 할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쏟아야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그렇게 하는 건 마흔이 넘어서는 무식한 짓이 될 수도 있겠다.
또 하나..
열심히 살면 잘 살 것이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하는 (또는 듣는) 이야기 중에, 나 그간 열심히 살아왔더 그런데 이게 뭐냐...
이 주장의 가정에는 열심히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 될 거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중요하지 않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야 말로 잘못 사는 길이 또 있을까?
열심은... 최선의 마음가짐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최고의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러니...
모두 다 열심을 쏟을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에만
의미있는 것에
그럴 가치가 있는 곳에만 쏟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최고의 결과를 가져올 거라는 착각은 버리고
마흔의 삶은 이런 것을 깨닫게 된다는 점에서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