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넘어가며 스스로 노력하는 것 중에서 가장 도드라진 건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마흔부터 이전과 다른 고독한 삶을 살게 되었고
부정, 분노, 원망, 체념, 회피, 인정 여러 단계의 fluctuation을 거치며 나를 돌아보는 과정이 습관이 되었다.
개인적인 경험도 그렇고 나이가 들면서 개인적인 노오~~력에도 극~~~뽀옥되지 않는 일들을 곱씹다
그 과정에서 내가 달리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그저 나의 마음뿐이구나 싶어 졌던 탓이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과 편견으로 (그게 가장 익숙하니까요) 판단하는 게 디폴트 값인 듯하다.
그게 쉽고 자신에게 편하니까 당연히...
그런데 조금 돌아보면 내가 이해 못 하더라도 상대가 그러는 이유도 상황도 분명히 있을 거고
싫다고 흠잡자면 내가 그 안에서 배울 것이 없다.
싱글녀에게 결혼 안 해보고, 아이도 안 낳아본 당신이 뭘 아냐
워킹맘에게 가정을 챙기느라 일을 소홀히 한다는 편견을 드러낸다거나
이혼한 사람에게 '저러니까 이혼했지'
상사는 다 꼰대다
사실은...
저 위의 편견들을 만들었던 사람들 중 하나도 나였다.
아마 나도 누군가에게 저런 욕을 먹고 있을 테지...
놀랍게도 내가 나를 돌아보게 된 데는
인생이란 일이 잘 안 풀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불면증에 하얀 밤들을 보내고
다 꼴 보기 싫고, 이걸 넘어서서 그냥... 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거울 조차보기 싫은 둔해진 몸을 보면서...
나를 남 보듯 바라봤다.
제가 남을 향해 저런 편견을 날렸듯이
제가 남인 척 같은 편견을 날려봤다.
그런데, 내게는 장점도 많다.
그 장점을 저런 편견으로 빛을 보게 못 한다면 억울한 마음이 들 정도로
남도 그리고 나도 모두 인정하는 좋은 점이 있습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보니
꼰대 상사도
짜증 나는 옆팀 팀장도
심지어는 이제는 남이 되어 타인이 된 사람들도
다 사정이 있고 그들에게 적어도 좋은 점도 있었지..
그리고 그 마음 저.. 아래에는
내가 뭐라도 하나 더 잘나고 싶다는 유치한 경쟁심이 있었던 것 같다.
뭐 하나라도 그거라도 내가 도드라지게 하고 싶어서 저들을 깔아뭉갤 제 마음속의 유치함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던 중?
성과는 내가 더 잘 받아야 해. 나는 배포가 있지만 옆팀 팀장 너는 너무 대리같이 굴잖아?
꼰대 상사야 그건 안 중요해. 시각은 내가 더 크단다
뭐 이런 식으로 저 혼자서만 유치하게....
이제.... 다 내려놓고
그저 저를 제삼자처럼 돌아보니
이 유치함이 보인다.
참으로 치졸하고 어리석은 마음...
이제야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