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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o Dec 03. 2017

마흔,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계기

죽도록 열심히 살아왔던 삼십 대. 그러나 열심히만이 답이 아님을...

매사에 노력하는 일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
최선을 다 하는 일

이 모든 것을 미덕이라 배웠고 그를 위해 몸과 마음을 쓰며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 마흔을 앞두고 이렇게  죽도록 열심히 살아온 '열심병 환자(?)'인 내가 답답하다 못해 한심해지려는 마음이 드는 몇몇의 에피소드가 있었다. 


노력이란 방향이 맞게 설정되었을 때에 의미가 있는 것을..
물론 여러 번 노력으로 시행착오를 통한 레슨으로 방향을 재설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뭐든 그저 열심히만 하는 나는 어디에 좀 더 우선순위를 두고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잊었고 너무 열심히만 하다 보니 쉬어서 에너지를 비축하는 법, 그보다도 스마트하게 맞는 전략을 구사하는 방법을 적절히 배우지 못한 것만 같다. 그러다 보니 늘 실력의 2%가 부족해서 완성하지 못하고 숱한 lessons learned만 얻은 기억이 있다. 올해도 그렇고.....


98%로 not done으로 끝나지만 노력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과
아예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아 어차피 not done인 상태와 다를까?

예전 같았으면 당연히 전자가 맞는 방법이라고 여겼겠지만 몸도 마음도 지쳤을 때엔 차라리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것도 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요즈음의 생각이다 

이 열심히 병을 호전시키라는 하늘의 계시인지 올해 온 마음을 다해 간절히 노력했던 일들은 2% 부족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고 나는 잠시 망연자실한 며칠을 보냈다. 어쩌면 며칠 전 정신을 잠깐 잃어 건강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아서 차라리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땅 파는 며칠을 보내고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겠지.

그래.... 열심히 사는 거... 좋았어. 그간에는... 그 덕분에 이룬 것들도 많고 그렇게 살아온 내가 자랑스러운 날들도 많았으나 이제 그 방식이 더 이상 먹히질 않아. 그러나 이제는 좀 다른 방법을 써보자. 무조건 몸을 움직이고 바삐 일을 시작한다고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니... 


다가오는 40대에는 조금 더 다른 방법으로 살아보자.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던 것이 잘못되었던 것은 아니다. 그 시절에는 그렇게 사는 것이 맞았고 그 덕분에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40대에는 조건과 상황이 다르다. 이전만큼 노력만 죽어라 할 물리적 감정적 에너지가 부족하고, 시간자원도 상대적으로 희박해진다.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삶의 이슈들과 맞딱들일 것이고 조직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어디까지나 막내가 아닌 중간관리자 이상의 리더급이 되어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저 열심히 열심히만 하다 보면 다 같이 그를 따라 열심히만 하다 크리티컬 타이밍을 놓치거나 힘만 열심히 쓰고 손해를 보는 경우까지 생길 수가 있다. 다행인 것은 마흔, 이 나이 즈음에는 지혜와 경험이라는 삽십대까지는 비축하는 면이 더 많았던 새로운 자원이 있다. 시간, 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혜와 경험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강력한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통한 정확한 방향의 설정, 급히 뭔가 시작하기보다는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다각도의 방향 설정 즉, 전략을 정확히 세워야 한다. 즉,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흔,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찾아내고 이를 적용해야하는 또 하나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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