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시를 쓰고 싶어지는 밤이 있다.
쓸 줄도 모르면서.
오늘의 감정이 어땠는지,
오늘의 날씨는 어땠는지,
시로 남기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할 줄도 모르면서,
쓸 줄도 모르면서,
어떻게 시를 써 내려갈까.
오늘은 여느 겨울처럼 추웠고,
친한 친구와 만나 예전처럼 웃었고,
매일 먹는 것처럼 무언가를 먹었고,
무언가를 마셨다.
나의 아기는 추워서 태어나 처음 손가락장갑을 꼈고,
오랜만에 만난 동갑내기 친구와 놀며 크게 웃었고,
할머니가 시장에서 사 오신 딸기를 먹었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산 사과주스를 마셨다.
나에게 매일 같은 날이
너에게 새롭고 특별한 날이었길 바라며
네가 잠든 밤 시를 쓴다.
나의 이 서툰 시는 너를 향한 나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