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은 없으면 사면되지만 숙소는 그럴 수가 없다. 최대한 알아보고 괜찮은 곳으로 정하지 않으면 여행 기간 내내 불편하게 지낼 것이 뻔했기 때문에 심사숙고 할 수밖에 없었다.
가성비를 생각했을 때 에어비앤비가 호텔보다 낫다고 판단했지만 에어비앤비가 태국에서 불법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사실 여부는 잘 모르겠다). 아이 밥을 해먹일 수 있는 곳이어야 했기 때문에 부엌이 있는 레지던스에 메일을 보냈고 에어비앤비 숙소도 찾아보았다.
레지던스에서 장기 숙박 할인 가격을 메일로 보내주었다. 그중 차트리움 레지던스 사톤과 리트(Lit) 호텔이 가격대가 괜찮았다. 하지만 차트리움 레지던스 사톤은 위치가 아쉬웠고, 리트호텔은 원하는 날짜에 숙박이 불가능했다.
에어비앤비는 28박 이상은 장기 숙박으로 취급되어 환불이 불가능했다.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환불 불가라는 부담을 짊어지고 갈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일정을 쪼개서 에어비앤비에서 숙박을 하고, 출국 마지막 며칠은 호텔에서 지내기로 했다.
Belle 콘도는 아이와 한 달을 보내기 최적의 장소였다. 콘도 1층에 마트와 식당이 있었고 팔람 까오 센탄까지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였다. 옆 건물도 구름다리(?)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실내로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넓었다. 수영장도 있고 보안시설도 잘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다.
첫 번째 집은 방 1개, 화장실 1개인 콘도 내에서도 작은 평수 집이었다. 여기서 일주일 정도 머무르고 방 2개, 화장실 1개인 조금 더 큰 평수로 이동했다. 첫 번째 집주인은 최고의 호스트였다. 방콕에는 새벽에 도착했는데 직접 마중 나와서 우리를 픽업해줘서 우왕좌왕하지 않고 편하게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또한 방콕에 있는 동안(심지어 다른 집으로 옮겨가고 나서도 계속 연락했다.) 축제, 맛집 등의 정보를 수시로 알려주었다.
두 번째 집주인은 최악이었다. 체크인 시간을 여러 번 바꾸더니 결국 원래 약속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대리인을 만날 수가 있었다. 집 상태도 너무 엉망이었다. 3주간 머무를 곳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청소를 다했다. 체크아웃을 할 때는 보증금을 내어주는 문제로 싸우기도 하였다. 대리인이 영어가 잘 안됐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마지막 일주일을 보낸 리트호텔은 체크인하자마자 짜증이 몰려왔다. 건너편 건물에서 늦은 밤까지 공사를 했다. 여러 번 항의를 했지만 자기네 건물 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사실 호텔 측에서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긴 했기 때문에 룸 업그레이드를 해서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이 호텔은 Siam 근처여서 접근성은 좋았지만, 좁은 골목을 통과해야 했고 아이를 데리고 가기에는 차와 오토바이가 많이 다녀서 위험했다. 물론 골목만 잘 빠져나가면 바로 번화가였기 때문에 Belle 콘도에 있을 때 가보지 못한 곳들을 많이 가볼 수 있었다(성인이 다니기에는 전혀 문제없다).
리트호텔에서의 마지막 전 날이었다. 밤에 아이는 자고 있었고 우리는 TV를 보고 있었는데 10시쯤 전화가 걸려왔다. 에어컨에 문제가 있어서 지금 고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괜찮으니 내일 수리하라고 하고 끊었는데 12시쯤 다시 전화가 와서 지금 고치지 않으면 건물 전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항의를 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방을 옮겨서 하루를 보냈는데 다행히 아이는 깨지 않고 잘 잤다.
다음 날 아침에 관리자가 찾아왔다. 상황 설명을 했더니 너무 죄송하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얘기를 하라고 했다. 고민하고 있는데 룸 업그레이드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하며 체크아웃하기 전에 룸서비스와 공항 Drop off 서비스를 제공해 주겠다고 했다. 전날 밤에는 화가 많이 났었었는데 관리자가 찾아와서 대처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미안하기도 했고 결과적으로는 서로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었다.
숙소를 고르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생각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호텔의 경우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나중에 대처를 잘해주는데 에어비앤비는 전혀 그런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알기로 원래 에어비앤비의 취지는 호스트와 게스트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었는데 많은 집을 돌리는 호스트들과는 그런 것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하소연할 곳도 없고 대응도 안 되고 기분만 나쁜 경우가 생겼다. 다음부터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때는 아무리 평점이 높아도 많은 집을 돌리는 호스트의 시설은 절대 이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