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라는 시간이 생겼다

by 지금바로

지난 몇 년 간 인기 있는 여행 방법 중 하나는 '한 달 살기'였다.

그전까지 나의 여행은 '열심히 돌아다니자.'로 표현할 수 있었다. 열심히 계획 세우고, 열심히 걸어 다니고, 열심히 보았다. 계획했던 것을 다 소화해 내고 나면 뿌듯해했고, 다 소화해 내지 못하면 좀 더 부지런히 다닐 것을 아쉬워했다.


길게 휴가를 내기 힘들뿐더러 그것도 1년에 한, 두 번이기에 여행을 가면 앞으로 다시 오지 못할 것처럼 돌아다녔다. 2012년에 처음 워싱턴에 갔을 때만 해도 '내가 언제 여기 다시 오겠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그 후 3년 동안 매해 워싱턴을 가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처럼 말이다.


한 달이라는 귀중한 시간이 생겼다. 15개월 아이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참 고민을 했다. '괜히 아기 고생시키는 것은 아닐까'로 시작한 생각은 '그럼 그 시간 동안 집에만 있을 것인가'로 끝났다. 우리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했고, 여행지 선택을 위해서 몇 가지 항목들을 적어 보았다.




1. 태교여행 등 아기를 데리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

2. 날씨가 따뜻할 것

3. 비행기 직항 노선이 있는 많이 멀지(?) 않은 곳

4.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병원이 있는 곳




괌, 하와이, 오키나와, 방콕, 치앙마이, 제주도 정도로 후보군을 추려 보았다. 하와이는 비행시간이 길어서 제외, 오키나와는 1월 날씨가 별로 좋이 않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제외, 치앙마이는 대형병원이 없는 것 같아서 제외, 제주도는 나중에도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제외하였다.


방콕을 다녀온 것이 언제인지 생각해 보니 벌써 10년 전이었다. 날씨는 따뜻하다 못해 덥고 습할 것이며, 비행기 직항도 있는 동남아 유명 관광지, 대형병원도 있고, 우리 부부가 가 본지 오래되기까지 했다.

우리의 2019년 1월 방콕에서 한 달 살기는 이렇게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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