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살기'는 여행과 어떻게 다른 걸까? 우리는 아이와 함께였기 때문에 가기 전부터 한국 있는 것과 별 차이 없을 것 같다는 예상을 하고 갔다. 하루에 한 곳 정도 둘러볼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대화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TV 채널이 몇 개 되지 않아서 한 개를 보면 재미가 없어도 끝까지 보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TV 채널도 많아졌고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것들도 있기 때문에 보다가 조금만 재미가 없으면 다른 채널을 돌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TV를 보는 것이 아니라 채널을 돌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숙소에서 볼 수 있는 한국 TV 채널은 'KBS World'가 유일했다(사실 Arirang TV가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기 전만 하더라도 심심해서 TV가 그리울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이 채널이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평소에 보지 않았던 주중 저녁시간 드라마 '왼손잡이 아내'와 주말 드라마 '왜 그래 풍상 씨'를 섭렵해 버렸고 한국에 돌아와서 종영이 될 때까지 즐겨 보았다. 그리고 연말 시상식에서 유준상이 대상을 받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통탄했다.
아침에는 부부가 교대로 요가를 갔다. 건물 내에 요가학원이 있었는데 외국인은 우리 밖에 없었고, 직원들이 엄청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강사 분들은 태국어로 자세 설명을 한 다음 우리를 위해서 영어로도 설명을 해주었는데, 너무 유창해서 오히려 우리가 잘 알아듣지 못할 정도였다. 1달 가격은 한국과 비슷했다. 그런데 주말까지 7일 동안 할 수 있었고, 하루에 몇 번을 가도 상관없었다(물론 힘들어서 하루 한 번이 한계였다).
방콕 한 달 살기 중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아이 걸음마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 아이는 막 걷기 시작할 시점이었다. 한국에 있었으면 겨울이라 밖에 잘 나가지 못했을 텐데 방콕에 가서 매일 밖에서 걸어 다니면서 빠르게 걸음마를 땔 수 있었다.
산책코스가 있었다. 숙소에서 내려와서 콘도 1, 2층을 돌아다니면 매일 마주치는 분들이 계셨다. 마트에서 일하시는 분들, 은행 경비원 분, 요가학원 직원분들은 아이를 보면 매일같이 친절하게 인사해주었다. K-POP을 틀어놓고 춤 연습을 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때마다 '우리가 한 달 살기를 하고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