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를 처음 시작하며 생각해본 세일즈의 기본]
내 머릿속에 있는 세일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고 제품을 파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인센티브를 받는 모습도 추가적으로 그려졌다. 비즈니스의 최전선에서 온갖 말들로 고객을 현혹시키고 결국은 구매하도록 하는 장사꾼의 모습도 떠올랐다. 사실 부정과 긍정적 양가 감정이 모두 있었다. 그럼에도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기에 어쩔 수 없이 이 세일즈라고 하는 필수불가결한 행위에 대해 긍정의 감정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고이에 합류하게 된지 벌써 일주일하고도 3일이 지났다. 주로 상담 및 세일즈 교육을 받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고객을 응대하는 방법과 장례 산업과 관련된 지식을 습득했다. 장례의 절차, 장례 산업, 고객의 특성, 전화 응대법 등등 온갖 내용들을 학습했다. 처음에는 각오했음에도 산업 특성이 있어서 그러는지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에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장례니까' 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이것도 결국은 비즈니스의 일부다' 라는 생각으로 뒤덮였다.
앞선 생각이 들자 머리가 참 맑아졌다. 산업의 특성을 따질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본질을 따졌어야 했던 것이다. 결국 고객이 있고 더 나아가 이들의 니즈가 있다. 이에 대해 적절한 대가를 받고 서비스 혹은 제품을 제공하며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일즈는 무엇인가. 고객과의 접점에서 고객의 (잠재)니즈를 파악하고 비즈니스 가치가 있는 니즈를 고르고 골라 이에 적절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팀원들의 상담 및 세일즈 내역을 확인해보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대체 언제 상품에 대한 안내를 하고 판매를 하는거지? 이들의 공통점은 상황을 파악하고 고객이 궁금할 법한 내용들에 대해 정보를 우선 전달했다. 따듯하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현재 상황에 대해 묻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간접적으로 파악하고자 했다. 고객이 어느 샌가 팀원이 만들어 놓은 상황에 충분히 녹아들었을 때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하고 이에 대한 안내가 바로 뒤따라왔다. 정말 애둘러 말 못해 직설적으로 말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처음에 이해하기란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고 팀원들의 상담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앞선 과정들이 유효한 상담 및 세일즈라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세일즈로 이어지기 위해서 세일즈를 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나 상조의 경우 업셀링 등의 관행으로 인해 고객의 방어적 자세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 더더욱 고객에게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안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실 이 부분은 앞으로 내가 상담 및 세일즈를 하면서 채워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이해한 방법은 고객이 신뢰를 느끼게 하는 톤앤매너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 도중 고객이 원하는 바에 대해서 충분히 답변을 주면서 회사의 상품에 관심을 가지도록 상황을 만드는 것. 물론 앞으로 세일즈에 대해 이해하는 바가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만 큰 방향성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