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세일즈의 직/간접적 가치]
회사에게 세일즈는 매출이라는 명확한 가치를 준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어떤 가치를 주는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상담과 세일즈가 나에게 어떤 측면에서 중요한가. 이건 생각하기 나름이고 제대로 정리가 안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정체성 혼란이 올 것 같아서 정리해보려 한다. 나에게 있어 어떤 가치가 있냐는 질문에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진다. 1) 세일즈가 내 가치관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2) 세일즈를 통한 회사의 매출 성장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세일즈의 직/간접적 가치라고 구별해볼 수 있겠다. 3) 이것이 진정한 가치를 가지기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과 함께 정리해보았다.
1) 직접적인 가치 - 타인의 불편함을 해소
수학 강사 혹은 봉사 활동을 도합 10년 정도 해왔다. 수학이 좋았고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에서 뿌듯함과 재미를 느꼈다. 학생들은 왜 이걸 공부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학생의 눈높이에서 이를 설명하고 이 과정을 통해 학생이 수학에 대한 관점을 바꿔 덤으로 이들의 성적까지 향상 될 때, 큰 기쁨을 느꼈다.
장례 상담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상담 및 세일즈를 하면서 이와 비슷한 기쁨을 느꼈다. 장례 절차와 비용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정보를 전달해 이들의 정보 부족으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장례 진행 후 작성된 리얼한 후기를 접하면서 '내가 참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를 체감했다.
이들의 불편함에 대해 좀 더 설명해본다. 장례 산업은 대표적인 정보 불균형 산업이다. 쉽게 그리고 자주 정보를 접근할 수 없다. 카더라 통신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죽음이란 매우 막연하고 개인에게 두려움을 준다(그만큼 멀리한다). 또한 개인의 주변에선 장례 산업 종사자가 아닌 이상 체감이 될 정도로 많이 발생하지 않아 정보 불균형이 심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는 큰 문제를 야기한다. 모르는 정보이니 상황이 발생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정신적 타격이 크고 다른 이해관계자에게 휘둘리기 마련이다. 어려움이 클수록 다른 이에게 받는 도움은 가치가 크기에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유의미하다. 따라서 난 개인적으로 고이의 세일즈 업무가 고객 문제 해결 측면에서 가치롭다고 생각하다.
2) 간적적인 가치 - 회사의 영업 활동 지속으로 인한 업무 기회 제공
난 개인적으로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세일즈 업무 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의 이해하고 이를 통해서 본 업무의 깊이를 더하는 것을 추구한다. 그래서 나의 업무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직무에도 귀를 열어두고 있다. 회사 내의 모든 경험이 나를 개인적으로든 사회 구성원으로서든 나를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경험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존재"해야지만 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나의 업무는 이 상황을 지속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경험을 위한 토대가 된다. 비록 내 개인적인 업무가 회사에서의 비중이 크진 않지만 적어도 0.01% 정도(느낌상의 수치입니다)는 회사의 지속에 기여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뭐 트러플 오일 0.0000007%만 들어가도 트러플 감자칩이라고 하는데 나도 이 방식대로 생각해봤다)
아직은 내 업무가 돌고돌아 내가 회사에서 지속할 수 있음을 체감하긴 힘들다. 이 체감 정도를 높이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이다. 그럼에도 추상적으로는 어떻게든 생각을 이어 이어 현재 회사의 지속에 기여하고 있다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회사의 지속은 나에게 업무 기회를 준다. 그렇기에 세일즈 업무는 회사와 나에게 가치롭다.
3) 세일즈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기 위한 전제 조건
세일즈가 진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다들 팀 프로젝트를 해봤을 것이다. 보통 팀 프로젝트 하게 되면 역할이 크게 자료 복붙러(리서처), 장표 기계(메이커), 발표 허슬러(세일즈맨)로 나눠진다. 발표자는 교수와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세일즈를 한다. 세일즈라는 표현이 어색하지만 '발표를 통해 점수와 등급을 얻는다' 라는 개념이 '세일즈를 통해 대가를 얻는다' 와 비슷하기에 저런 식으로 표현했다. 난 내가 리서치 하지 않은 자료를 발표하면 사기꾼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대본에 집착해 교수와 학생들과 소통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반대로 특정 부분에 대해 깊게 조사하고 직접 발표 자료도 만들어 발표를 한 경우 그들과 깊게 소통한 경험도 있다. 질의 응답 시간의 질 자체가 달랐다. 대게 후자의 경우가 더 좋은 성장의 기회가 되었고 덤으로 점수와 등급도 높았다.
그렇다. 내가 세일즈 하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세일즈 하면 그만큼 나의 만족도와 성과가 좋았다. 그렇다면 지금 난 장례 산업과 상조 상품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 아직이다. 그럼 뭘 해야 하는가? 그게 참 고민이었다. 지금까지는 동료들의 세일즈 정리 내용과 문서 등을 통해 학습했다. 경험한 것이 아니고 학습했다. 학습에는 한계가 있다. 알고 있다와 해봤다는 다르다. 내가 장례식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더욱 경험이 힘들다. 그래서 다른 이들의 장례식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무작정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회사 측에 사전에 말을 하고 대표님과 함께 회사 대표로 방문하기로 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실제 사용되는 차량과 용품들의 질은 어떠한지 장례지도사의 서비스 수준은 어떠한지 경험할 예정이다. 물론 고인에 대한 애도는 기본이다. 이 치열한 세상에서 사시다 가시는 분을 존경의 마음으로 보내드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이 경험을 통해서 살면서 흔히 볼 수 있는 OO팔이들과는 전혀 다른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알고 제대로 된 정보를 고객에게 맞춤으로 제공하고 이들에게 선택 받아 대가를 받는 것. 이것이 앞으로의 나의 업무 방향이다. 절대 뭘 잘 모르면서 팔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