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해를 맞아 <예의>에 대해 생각합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 삶에 대한 예의, 모든 인연들에 대한 예의와 소중함을 다시 인식해 봅니다. 그래서 어떤 것을 판단하고 분별하고자 할 때, 그 인연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저 그런 인연의 자락이 아니라, 그 모든 인연들과 함께하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턴가 세상은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소중한 가치가 너무나 쉬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들마저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과 궤변을 늘어놓으며 국민을 기만합니다. 안락하고 행복해야 할 가정이 경제적인 이유나 이런저런 문제로 목숨을 담보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립니다. 이런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잦아지는 것을 보면서 한숨이 깊어집니다.
“마음 가는 대로 하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세속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겸손하게 영혼에 귀를 기울이라는 뜻일 테지요. 영혼의 속삭임에 순복 하는 것 말입니다. 이것이 가장 완전한 마음 가는 대로의 삶일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마음 가는 대로 행하려는 사람은 낮고 온유한 마음의 평정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속 사람이 시키는 것을 들을 수 있지요. 마음은 스스로의 삶에서 표출됩니다. 그것은 ‘어떻게 살았냐’가 중요한 척도로, 지금껏 아무런 의식이나 가치 표준 없이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훌륭한 내적 양식을 소유할 순 없습니다. 마음은 자신의 양심이나 행동양식의 토대 위에서 생성되고 표출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스스로의 총체적인 삶이 부지불식간에 마음으로 표출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기도나 명상 없이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우리의 행동양식이 바르고 온전해야 합니다. 그런 바탕 위에서 아름다운 마음이 생성되고 표출돼 자신을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마음 가는 대로의 삶이지요.
우리는 어려운 결정을 앞둔 순간에도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이것이 정말 인간에 대한 예의인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영혼을 나누며 함께할 소중한 인연들에 대한 예의인지, 우리에게 영원한 삶과 생명을 주신 창조주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지 않은 것인지를.
<나>(모든 개인을 이렇게 표현합니다)는 그다음에 비로소 있는 것이라 여깁니다. 그것이 진정한 <나>를 살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쓰임이 되지 못하는 <나>는 내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나>는 누군가의 허물을 감싸고 위로할 수 있어야 진정한 나를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세상에서 힘들고 아프며 외롭더라도 말입니다.
군중심리를 자극해 만들어진 상품화된 희망이나 특정 집단에 의해 통속 된 구호처럼 걸린 그런 가짜 희망 말고, 자신의 내면에서 조용히 속삭이는 영혼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영혼의 음성에 겸손하고 낮은 마음으로 순복 하고자 할 때, 진정한 희망은 그런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의 속 사람으로부터 잉태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아 그런 사람으로서 우리 모두를 생각하며 <인간에 대한 예의>를 숙고하고 정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