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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갔다.

by 윤슬

그들이 갔다.

삼형제가 감기를 떨치고 드디어 학교를 갔다.


최근 10일간 감기로 삼형제가 돌아가면서 조퇴와 결석을 반복하더니, 오랜만에 셋이 씩씩하게 등교했다.


"시골에서 아프면 병원에 어떻게 가?"

시골로 간다고 했을 때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다행히도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차를 타고 10분이면 읍내에 갈 수 있다. 물론 시골이라서 소아과는 없다. 그래서 가까운 광주로 소아과를 다니기도 한단다. 어차피 소아과를 갈 나이도 아니고, 병원 한 번 가기 시작하면 2~3번은 가야 하기 때문에 가까운 곳으로 다닌다. 읍내에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깨끗한 이비인후과가 있다.


약 10일 전부터 둘째, 셋째, 첫째 순으로 감기가 시작됐다. 요즘 B형 독감이 유행이라더니 우리 집에도 빼먹지 않고 감기가 찾아왔다. 둘째는 아침에도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있기만 했다. 병원을 다녀오고 집에 있는데, 셋째도 연락이 와서 데리고 와 병원을 다녀왔다. 열은 나지 않는데 다들 기운이 없고 감기 증상이 있다.


평소엔 한가하던 이비인후과도 대기시간이 부쩍 길어졌다. 주말 동안 잘 쉬고 둘째, 셋째는 월요일부터 등교했다. 그런데 이제 첫째가 신호가 왔다. 월요일 오전에 병원에 갔더니 대기시간 1시간. 아는 친구도 3명이나 만났다. 독감이 유행이긴 유행인가 보다. 첫째는 오롯이 일주일을 꽉꽉 채워 집에서 쉬었다. 6학년이 되도록 코로나 빼고 일주일을 쉰 건 처음인 것 같다.


지난 주말엔 백 년 만 엔 다 같이 낮잠도 잤다. 오랜만에 아이들이 낮잠을 자니 아이들 어렸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애들이 깰까 봐 조심조심, 조금 더 잤으면, 깨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하니 고요함도 잠시, 아이들이 깨기 시작했다.



시골에서 살면 더 건강해질 거라는 생각

삼형제는 모두 비염이 있다. 특히 첫째는 어렸을 때부터 비염이 심해서, 병원도 여기저기 다니고 한약도 먹고, 침도 맞으며 치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소용없었다. 사실 시골에 내려오면 비염도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아주 조금 했다. 어쨌든 도시보다 차도 없고 바로 앞은 산이고 공기가 맑으니까.

그리고 첫째가 시력이 한쪽은 0.8, 한쪽은 0.1로 짝눈이다. 초록초록 들판을 많이 보면 눈이 더 나빠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살짝 했다. 근데 살아 보니 도시에서 살 때나 시골이나 별 차이는 없다.



어디서든지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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