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농사 시작
현재 살고 있는 곳에 작은 텃밭이 주어졌다. 모여 사는 5집의 구획이 나눠져 있는데, 나누고 보니 우리 집 텃밭이 가장 컸다.
텃밭 가꾸기부터
작년 8월에 처음 시골에 내려와서 보니 한 번도 텃밭으로 활용된 적 없는 땅이라 먼저 잡초 뽑기와 돌 골라내기 작업을 했다. 이런 땅에서 채소가 나올까? 할 정도로 땅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그리고 야심 차게 장날 시장에 가서 모종을 사 왔다. 초보 농부 욕심에 상추, 깻잎, 바질, 양배추, 브로콜리 등을 잔뜩 사 왔다. 잘 자라기만 하면 야채 값도 아낄 수 있을 것 같았다ㅋ
당근을 키워볼까?
한참 첫째가 caa주스를 먹고 있어서 당근도 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근은 요리에도 쓰고, 생으로도 먹고, 착즙 해서 먹어도 되니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았다.
씨앗을 사면서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그냥 뿌리면 돼~" 하는 것이다. 오호! 잘됐다! 하고 씨를 사 와서 들어있는 씨앗을 텃밭의 절반에 거의 다 막(?) 뿌렸다.
시골 사는 엄마가 "당근은 키우기 어렵던데~ 나도 실패해서 씨앗 아직도 냉동실에 있다"라고 했다.
당근밭에 희망이 보이다
텃밭이 우리 집과는 살짝(?) 거리가 있어서 잘 들여다보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 초록잎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게 당근 잎인가?!' 여기저기서 우후죽순 잎들이 올라오기 시작하자 당황스러웠다. 그때서야 유튜브에 '당근 키우기'를 검색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잘 솎아 주어야 당근이 잘 자랄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엔.. 당근 씨앗을 막 뿌려놨더니 너무 잎들이 많이 올라온 것이다.
그래도 잎이 나오면서 뭔가 당근밭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고, 틈틈이 솎아 주었다. 뽑을 때마다 귀여운 당근이 생긴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작은 당근에서도 짙은 당근향이 나는 게 신기했다.
눈이 오기 전에 채소를 수확해야 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듣고, 제법 오래 자란 것 같아서 당근을 뽑기로 했다. 텃밭에 관심이 많은 막내와 함께했다. 잎을 잡고 잡아당기니 당근이 쑥~ 올라왔다. 아기 당근부터 제법 큰 당근까지, 날씬한 당근부터 통통한 당근까지 모양이 다양했다.
씨앗을 많이 뿌린 탓에 다 뽑지는 못하고 조금 더 두기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근을 수확했다.
아주 작은 당근들도 많지만, 깨끗이 씻어서 먹어보니 일반 당근하고 맛도 똑같다!! 야채를 잘 먹는 막내는 왔다 갔다 과일처럼 당근을 집어 먹기도 했다.
처음 계획대로 첫째 caa주스에도 당근을 활용했다. 3천 원 주고 씨앗을 사서, 별로 힘 들이지 않고 이렇게 당근을 많이 수확하다니.
그리고 다짐했다.
우리 텃밭은 내년에도 당근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