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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릴랜서 Oct 16. 2023

프리랜서 커리어 로그 - 내 브랜드의 탄생

먹고 살기위해 전업 프리랜서를 선언하다

사진: Unsplash의Med Badr  Chemmaoui

프리랜서 커리어로그라고 하면서 최근 글들이 왜 온통 면접에 관련된 내용일지 궁금했을 것이다. 지난 면접기에 적은 내용들은 대학 졸업부터 지금까지에 걸쳐 오래도록 겪은 내용들이고, 지금도 종종 면접을 본다. 일반적인 사례와 비교했을 때 나는 아주 다른 면접 경험들을 가졌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면접 경험을 소개해보고 싶었다. 특히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세상에는 프리랜서로도 다양한 기회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5년차 프리랜서의 한국 회사와 외국 회사 면접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리랜서 커리어 로그 - 나의 한국 회사 면접기

프리랜서 커리어 로그 - 나의 외국 회사 면접기(1)

프리랜서 커리어 로그 - 나의 외국 회사 면접기(2)

프리랜서 커리어 로그 - 나의 외국 회사 면접기(3)





시작은 먹고 살기 위함이었다


이제 면접과 관련된 내용들은 잠시 덮어두고 내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나는 사실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을 꺼렸다. 이미 프리랜서로 상당히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상태였음에도 전업 프리랜서를 선언하는 것은 다른 일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이 선택하는 일반적인 길을 뒤로하고 외로운 나만의 길을 개척하기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사업자를 내게 된 것은 대기업과 작업을 몇 번 하면서 부딪힌 세금과 결제 문제 때문이었다. 우선 사업자가 없는 상태의 프리랜서는 세금계산서 발행을 할 수 없는데, 세금계산서 발행 가능 여부가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는지 없는지를 가르기도 한다. (세무처리를 해보면 왜인지 이유를 한 번에 알 수 있다. 기업 대 기업의 경우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편이 서로에게 편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이없을 정도로 쉬웠던 사업자등록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사업자등록을 실제로 해보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개인사업자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쉽게 등록할 수 있다. 방문할 필요도 없이 홈택스에 들어가면 인터넷으로 다 할 수 있다. 승인도 엄청나게 빨리 된다. 나는 그토록 큰 의미를 부여하며 많은 고민을 했는데, 이렇게 클릭 몇 번으로 되는 것이었다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 떨렸을까 싶었다.


개인사업자는 보통 사업자를 낸 개인의 이름으로 서류들이 처리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호명이 필요하다. 그때의 나는 급하게 낸 것이라서 마음에 썩 들지는 않았지만 적당한 상호명을 써서 냈다. 나중에 상호명은 바꿀 수 있다고 해서 일단 프로젝트를 끝낸 후 생각할 시간을 가지며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브랜드는 독립적이지 못했고, 그렇게 내가 곧 브랜드, 내 브랜드가 곧 내가 되었다.




내가 곧 브랜드이고, 브랜드가 곧 나일 때 생기는 문제


프리랜서가 혼자서 일을 진행하다가 필요에 의해 사업자를 내는 경우, 브랜드는 곧 나요, 나는 곧 브랜드인 상황이 온다. 누군가 내 브랜드를 찾으면 그것은 곧 나를 찾는 것이고, 나를 찾으면 그것은 곧 내 브랜드를 찾는 것이다. 누군가는 당연하게 생각할수도,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이 두가지가 분리되지 못하면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킬 수가 없다. 본인이 1인 사업자라고 하더라도 브랜드와 나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구분이 왜 필요한지 당장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회사가 곧 당신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해보자. 회사의 소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회사 그 자체가 당신의 정체성인 것이다.


사업자로서 당신은 계속 이익을 내야하고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맞추는데에 집중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당신의 정체성이 되면 다른 것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수익과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일을 하는 것을 멈출 수 없게 된다. 24시간 당신은 회사와 하나인 것이다.


사업자를 내자마자 모든 것들이 드라마틱하게 잘된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없을 정도로 벌고 있지만, 정말 너무너무 힘든 적도 있었다. 불과 2년 전에도 나는 월세와 각종 일을 위한 프로그램 비용들을 내고 나면 생활비로 20만원 밖에 남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다. 집에서 일을 하니 나가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서 카페라도 가고 싶었지만, 커피를 사마실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친구들이 생일 선물로 받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어봤을 때 진심으로 커피 쿠폰이 필요하다고 했던 적도 있었다.


지난 2~3년 동안 코로나 기간을 보내면서 외출을 할 일이 줄어들며 이전보다 일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정말 미친듯이 일했다. 커리어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루었고 그에 따라 몸값도 많이 올랐다. 그것은 곧 내 성장으로 보이기도 해서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뿌듯함도 잠시 점점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어느날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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