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나눠 먹던 도시락 반찬

매콤한 깻잎|명태채 볶음|멸치 볶음

by Thriving

지수야, 건강하게 잘 지내니?


중학교 시절 유난히도 빼빼 마른 체격에 까만 피부톤을 갖고 있던 친구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지수.

그녀는 항상 미소 짓는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미소는 까만 피부 톤과 대비해 하이얀 치아 덕에 더욱 인상에 남았다.


그녀가 중학교 2학년 때 내 책상 바로 뒤에 앉아서 이야기도 나누고 장난도 치는 친구가 되어 자연스럽게 점심도 각자 싸온 도시락을 같이 먹게 되었다. 그녀의 도시락은 특이 사항이 있었다. 남들은 흰쌀밥이나 흑미, 조, 보리, 등등을 섞은 밥을 싸 온다면, 이 친구는 언제나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흰 찹쌀밥을 싸 왔다는 것이다. 그 친구의 말에 의하면 가족들 전부가 찹쌀밥을 좋아해 평소에 집에서 찹쌀밥을 즐겨 먹는다는 것이었다.


그런 찹쌀밥과 같이 준비한 그녀의 치트키 밑반찬들은 같이 점심 도시락을 나누어 먹는 친구들 사이에서 단연 으뜸으로 인기가 있었다. 물론 같이 점심을 나누어 먹는 친구들이 4-5명 정도 되다 보니 한 두 입 먹으면 그녀의 반찬은 금세 동이 나 버렸다.


하루는 그녀가 나에게,

"의주야, 오늘은 3교시 끝나고 점심 먹자!"라고 말했고,

그녀의 제안을 나는 선뜻 받아들였다.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그녀가 싸 올 때면, 종종, 3교시 끝난 후 10분 동안 점심 도시락을 먹자고 제안했었다. 그 10 분 동안 그녀와 나는 다른 친구들의 젓가락 육탄전 없이 오로지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그녀는 웬일인지 내 반찬만 먹었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내가 좋아하던 그녀의 반찬을 먹게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image_6483441 (19).JPG

그녀를 생각하며 도시락 같은 저녁을 만들어 먹는다.

image_6483441 (24).JPG


지수야,

잘 살고 있지!



이전 01화구들 위 할머니와 갓난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