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차. 첫 만남은 어려워!
오늘은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퇴근 후 병원 두 곳을 들려야 했다. 당장의 스케줄은 아니었다. 이미 미루고 미루었던 일정들을 주간목표로 설정하여 이번 주에 처리하고자 했다.
이틀이 남았지만 주간목표를 전부 이루는 건 실패했다. 대학병원은 주말에 업무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 없이 혼자 업무를 보려고 하니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서류들이 있었다. 위임장과 가족관계증명서 그리고 신분증. 퇴근이 조금 늦어져 바쁘게 준비를 하고 어머니가 통원치료하는 병원에 먼저 도착을 했다. 주치의와 면담을 하며 현 상태와 추후 치료계획을 들었다. 그리고 대화 중 어머니에게 일기를 쓰게 한다고 하니 박수를 치며 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주치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실종에 대비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위치추적과 경찰서에 장애인 등록을 하는 것이었다.
궁금한 점과 산재 치료연장에 대한 나의 불안을 토로하니 확답을 줄 순 없지만 선생님은 그동안의 경력을 토대로 근로복지공단이 치료 연장을 수용할 수 있는 사유를 만들고 있었다. 입원 중 변경된 주치의라 걱정했지만 적극적인 처방과 관심에 어머니는 입원 중에도 눈에 띄는 회복을 보였다. 분명 얘기를 나눠보면 선생님이 얼마나 적극적인지 알 수 있었다. 입원기간 중 면담에서는 본인이 약을 바꿔가며 어머니에게 처방하고 있다고 했다. 눈에 띄게 좋아지는 모습이 눈에 보여 안심을 하기도 했다. 퇴원 후 이번이 첫 면담이었지만 그의 열정을 불타고 있었다. 확답은 아니지만 신뢰하는 선생님의 노력을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이번 달 공단의 심사를 앞두고 조금의 안심이 된다. 사실 치료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공단의 치료중단을 걱정하며 면담을 신청했던 것인데 작은 희망을 가져볼 수 있게 되었다.
기쁜 마음으로 어머니가 치료 중인 곳으로 갔다. 몰래 가서 놀라게 하려 했지만 몇 발자국을 앞두고 돌아보시는 바람에 들키고 말았다. 멋쩍게 웃으며 인사하고 대학병원으로 출발했다. 대학병원에 주차를 하고 서류발급창구에 가려고 하니 셔터를 내리고 불을 끄고 있었다. 6시까지 할 줄 알았던 나의 큰 실수였다. 나의 준비부족으로 주간목표가 완성되지 못했다. 괜찮다. 이제는 피곤하다고 일을 미루지 않으니까. 다음 주 화요일엔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가기로 했다. 어머니와 동행하면 서류는 필요 없다. 10분이면 끝날 일이다.
한 가지 목표가 더 있지만 나도 모르게 외면하고 있었다. 거래처 제품 미생산건 회수... 시간이 너무 흘렀다.
사실상 용기가 부족했다. 이번 주에 통화하고자 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던지 실행하지 못하였다.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않는다. 늘 마음속 한편에 묻어두었던 것이다.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다. 누군가는 쉽게 얘기하겠지만 서로 좋은 관계로 시작했던 터라 걱정이 된다.
나는 다시 한번 다음 주 주간목표로 둘 것이다. 철저한 계산과 대비를 통해 사실에 입각해 요청하고 대응할 것이다. 힘든 과정이 아니길 바라지만 돈이 걸린 문제는 좋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갑질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계약서 상 갑이지만 왜 이렇게 두려운지 모르겠다. 아마 이 상황은 처음이기에 그렇겠지. 나의 모든 첫 시도들을 떠올려보면 같은 과정이었다. 방황과 용기 그리고 해결. 문득 제목은 모르지만 가사 떠오른다.
'첫 만남은 어려워! 계획대로 되는 게 없어서"
원만한 과정이 되길 바라지만 결과를 알 수 없어 망설여진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이다 보니 마무리를 지으려 한다.
'아자아자 파이팅!'
이렇게 한 주가 흐르고 다섯 편의 일기를 썼다. 5일 동안 운동을 하고 영양제를 챙겼다. 독서도 5일을 했다. 5일 동안 의식하며 루틴을 만들어가면서 가장 뿌듯한 점이 있다. 퇴근 후 시체처럼 누워있던 나에게 작은 불씨가 옮겨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다. 연기는 주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움직일 동력을 주었다. 나의 주간 목표는 수치화된 목표가 아닌 스케줄화 되어있다. 무조건 해결해야 하는 스케줄을 위해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인 셈이다. 아직 방심하지 마라. 온갖 핑계가 난무하는 주말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