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8(목)

우리 집에 다시 감이 열렸어요.

by 엄지

퇴근 후 어머니와 캐치볼을 했다. 이제는 조금 힘을 주어 던진 공도 제법 잘 받으신다. 받는 소리가 달라진다. 주고받는 게 이어지다 보니 어머니도 흥미를 가지신다. 할머니는 2세와 3세가 주고받는 공을 보시면서 감을 깎아주신다. 몇 달 전부터 마당의 감나무에 푸른 잎들이 드리웠다. 작년 겨울엔 매년 가지를 베는 바람에 앙상한 나무기둥과 얇은 가지뿐이었다. 올여름부터 잎이 눈에 들기 시작했다. '올해는 감이 열리겠다.' 싶었는데 감나무가 열매를 맺고 있었다. 농약을 뿌리지 않아 감에는 하얀색 벌레들이 묻어있었다. 우리 집 감나무의 감은 매년 그러했다. 벌레가 먹은 곳은 잘라내 감나무의 거름으로 되돌려주었다. 이건 우리 집의 전통 아닌 전통이었다. 올해는 많은 감이 열리지 않았지만 내년엔 감으로 잼을 만들 정도의 양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해본다.

'감으로 만든 잼이 은근히 맛있거든'


어쩌면 좋은 기운일까. 어머니가 마당에 앉아 감나무에게 사랑의 눈빛을 매일 같이 보내다 보니 감나무가 호응한 걸까.

https://brunch.co.kr/@thumb1995/23 (작년 겨울 감나무 사진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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