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 무엇이 전제되어야 할까. 40대가 되기 전 미대륙의 태평양 연안을 걷는 PCT(Pacific Crest Trail)를 도전하고 싶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8개월 정도의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직장인들에게는 3박 4일 또는 일주일의 여행이 마지노선이다. 이를 위해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한 달간 인도를 여행을 경험한 뒤, 세계 일주를 꿈꿨던 시절엔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유목민(노마드)의 삶을 살아가고자 했다. 그래서 한몫 챙길 수 있다는 창업을 했다. 시작은 경험삼아 해 보는 노마진 장사였던 것이다. 이후엔 돈을 쫓는 창업을 꿈꾸며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창업의 목적이 달라졌다. "창업자는 필요한 미래를 앞당긴다"라는 카카오 벤쳐스의 정신아 대표의 말 한마디가 어리석었던 창업의 목적을 바로잡아주었다. 이후 여행도 나의 우선순위이지만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그것은 선택권이 주어진 상황에서 선택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주관적인 선택이 가능한 취향이 필요하다. 취향을 찾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며 진입장벽을 낮추는 변화를 목표로 한다. 물론 창업이 수익을 지표로 삼기에 돈이 하나의 목표가 되겠지만 필자는 커다란 바위 같은 사회를 굴릴 수 있는 지렛대를 만드는 과정에 집중하고자 한다. 지렛대로 인해 흔들리는 바위(사회)는 쉽게 구를 수 있다고 믿는다.
어느 시점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야 하는 일들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해야 하는 일들을 쫓다 보니 어느새 본업을 제외하고 투잡을 하고 있다. 해야 하는 것들을 잘못 설정했던 것이다. 본업의 실체가 두드러지면서 금전적인 부분을 차치할 수 없었다. 창업 초기 비용을 친형으로부터 지원받았다. 친형은 항상 시장의 불황을 대비해서 새로운 방책을 강구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손을 벌릴 수 없었다. 손을 벌려서도 안된다. 내가 시작한 일을 더 이상 다른 이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돈벌이가 필요했다. 본업이 실체화되면서 디자이너 친구의 도움을 통해 브랜딩과 패키징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금전적인 부분도 두드러지게 되었다. 무척이나 피곤한 삶이 되었다. 언제든지 잠에 들 수 있을 정도의 피곤한 상태를 지속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본업은 뒷전이 되고 있었다. 예견된 상황이었으나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선택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는 것이다. 내 선택을 비난하거나 후회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묶어야 했다. 이틀 동안 3시간을 자거나 핫식스와 커피 등 카페인을 밥보다 자주 주입해야 했다. 쪽잠이라도 자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면 본업에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자기 검열에 떠밀려 눈 뜬 채로 하루를 보내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일을 제대로 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생겼다. 오늘에서야 결정을 내린다. 조금 더 효율적인 것을 선택하고 본업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필자의 본업은 글을 쓰는 것? 아니다. 필자는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의 동반자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을 사업에 담아내고자 하고 있다.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입장벽을 낮추어 동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싶다. 나의 바람은 그들의 과정(경험)을 즐겁게 하고 가치 있게 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새롭게 경험하고 그것을 통해 얻는 인풋(in put)이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 물론 모두 긍정적일 순 없지만 말이다.
취향과 경험에 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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