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소녀가 살았다.
소녀는 유치원에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매일 혼자 놀았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에게 새로운 일이 생겼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된 것이다.
눈이 무릎까지 쌓인 날, 소녀는 젊은 엄마의 손을 잡고 학교 예비소집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푹푹 빠지는 흰 눈을 밟고 가도 가도 끝나지 않는 길을 걸어갔다.
지루함에 지칠 무렵 소녀는 눈이 번쩍 뜨였다.
한겨울 추위는 매서웠고, 세상천지는 온통 하얀데 짙은 녹색잎을 그대로 간직한 나무를 본 것이다.
소녀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저건 무슨 나무인데 아직도 잎이 저렇게 파래?"
"저건 사철나무야"
소녀는 그날부터 사철나무와 사랑에 빠졌다.
그 후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소녀는 사철나무를 보면 그날을 떠올린다.
제대로 된 신 하나 없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고무신 신고 걸어가던 젊은 엄마와, 처음 마주친 푸른 나무를 보며 신나 했던 스스로를.
새 세상이 마냥 좋아 들떠 있는 소녀와 지금의 소녀보다 어린 엄마의 고달픔을 떠올린다.
그럼에도 소녀는 사철나무를 여전히 사랑한다.
여전히 철없게도 사철나무가 좋다.
사철 푸르른 나무야 많지만 사철나무는 첫사랑이라 쉬이 버릴 수가 없다.
1. 분포: 일본; 황해도 이남과 강원도 이남에 분포, 전국 식재
2. 성장: 높이 3m(상록활엽관목)
3. 개화: 6~7월
4. 열매: 10월 성숙
5. 꽃말: 변함없다
6. 용도: 관상용, 조경수, 방풍림, 약용(수피)
*참고 문헌: [한국의 조경수 1] <나무와 문화 연구소>
[식별이 쉬운 나무도감] <국립수목원>
*사진: 목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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