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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Aug 21. 2023

@소통잡화점 911 <내 판단의 성공률은?>

@소통잡화점 911

<내 판단의 성공률은?>     


1.

“이번에는 진짜로 제 판단이 옳으니, 무조건 제 말대로 하게 해주세요.”

정말 자신 있는가. 매번 결과가 안 좋을 때마다, 이제야 실패의 원인을 알아냈다고 우기지 않았던가. 그때마다 주위 사람들 모두 뜯어 말렸지만, 기어이 본인 뜻대로 밀어 붙이고는 또다시 후회했으면서 말이다.     


2.

선택과 결정을 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경험주의고 또 하나는 합리주의다. 겪어보니 이렇더라는 말은 경험주의고, 여러 의견 종합하니 이 방법이 가장 타당하다는 말은 합리주의다. 경험은 경험대로 합리는 합리대로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실패로 가는 길은 항상 똑같다.     


바로 본인이 내린 결정에 대한 맹신이다. 본인이나 주위 사람의 경험담이 그럴 듯하다고 생각하거나, 여러 의견들중 가장 논리적인 해법에 마음이 쏠릴 수도 있다. 다만 한번 꽂히고 나면 절대 마음을 안 바꾸니 문제다. 초지일관 정면승부 직진본능만 외친다. 자신은 주관이 강하다고 말하지만 남들 보기에는 외골수 고집불통처럼 보일 뿐이다.     


3.

“어휴, 답답해. 내 말대로 하면 무조건 잘 될 텐데, 왜 엉뚱한 소리들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남들이 당신 말에 토를 달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당신 판단의 적중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거나, 지금 당신 주장에 허점이 너무 많아서다.      


본인 스스로 자신의 과거를 잠시 되돌아보자. 살아오면서 내가 내린 결정의 완성도와 성공률이 어느 정도였을까. 그 남자 그 여자와 결혼하기로 한 결정? 그때 집을 사기로 한 결정?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기로 한 결정? 이후 결과와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 과연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 자신할 수 있는가.     


4.

경험이든 합리든 본인 스스로 판단이 잘 안될 수도 있다. 그럴 때 가장 안 좋은 선택이 바로 팔랑귀 전법이다.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물으며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심지어 본인보다 더 판단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말을 듣고, 그 박력 있는 태도에 홀라당 넘어가 후회할 짓을 하기도 한다.     


“선생님, 수술하라고 들었는데 정말 해야 할까요?”

의외로 이런 질문을 자주 듣는다. 차근차근 여쭤보면 담당의사는 대부분 국내최고 종합병원 소속이다. 아니, 그런 슈퍼스타의 판단을 못 믿고 밤새 인터넷을 검색하며, 이름 모를 블로거의 주장대로 따르려 들면 어떡하는가.     


5. 

세상에 완벽한 선택은 없다. ‘현재스코어’ 지금의 이 판단이 그나마 제일 나은 옵션이라는 겸손한 마음이 중요하다. 언제라도 더 확실한 경험데이터를 접하거나, 훨씬 논리적인 설명을 들으면 기꺼이 마음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의외로 체력도 선택에 큰 영향을 준다. 사람은 누구나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어떤 식으로든 빨리 결정을 내린 뒤, 고민에서 해방되고 싶어 한다. 몸이 허약하고 체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견디는 힘이 부족하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말든 빨리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려 한다.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 사부님 말씀이 최고의 명언이다. “이루고 싶은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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