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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Sep 06. 2023

@소통잡화점 923 <감정조절의 테크닉>

@소통잡화점 923

<감정조절의 테크닉>  


1.        

“왜 그렇게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어?”

/“오랜만에 만났는데 미안. 일은 안 풀리고 팀장님한테 맨날 혼나고 기분이 영 별로네. 

너는 잘 지내나 보다, 표정이 밝네?”

“나는 늘 그만그만해. 지난 달에 암진단 받은 일 빼고는.” 


비관적인 사람은 늘 괴로워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낄 정도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2.

우울한 사람은 세상만사가 다 억울하다. 어느 날은 기분이 좋고 다른 날은 기분이 엉망인 타입이 아니다. 마치 엄마뱃속에서부터 우울하게 살기로 작정한 사람 같다. 일단 우울한 표정부터 짓고 주위 사람들에게 우울하다는 말까지 마구 쏟아낸 뒤, 커피한잔 마시며 우울한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팀장님은 기획안의 큰 실수때문에, 그 잘못에 대해 질책하셨을 뿐이다. 잘못은 잘못이고 질책은 질책이다. 이미 게임은 다 끝났다. 업무에 문제가 있었다면 서둘러 보완하고 다시 갖다드리면 그만이다. 하루 종일 굳은 표정으로 말 한마디 안하고 뚱하게 있으면, 팀장님이 겁이라도 먹을 줄 아는가.     


3. 

지적을 당한 뒤 우울한 기분이 들고 기분까지 나쁘다면, 순전히 당신 자신이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세상 그 누구도 당신에게 우울해지라고 강요한 적 없다. 같이 지적받은 이대리는 평소처럼 밝은 표정으로 화기애애하게 잘 지내고 있지 않은가. 팀장님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깔깔거리기 까지 한다.     


물론 자기 할 일은 이미 다 처리한 상태다. 팀장님 질책에 본인 잘못을 깨닫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 즉시 자기자리로 돌아와 후다닥 잘못된 부분을 보완하여, 팀장님에게 다시 검사를 맡아 버렸다. 물론 환한 미소와 함께 말이다. ‘이대리 저 친구는 야단을 쳐도 신난 표정이네, 이런 괘씸한!!’ 과연 그러실까.     


4.

컨설팅 그룹에서 관리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수많은 부하직원들 중에 유독 정이 가고 끌어주고 싶은 사람은 어떤 유형인지 물었다. 실수를 안하는 사람?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사람? 아니다. 단군이래 그런 신입은 존재한 적도 없다.     


1위는 항상 밝은 표정으로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었다. 잘못을 지적하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씩씩하게 보완하는 사람을 가장 예뻐한다는 말이다. 말 한마디 꺼내기만 하면 3일내내 삐쳐있거나, 부모님 돌아가신 표정만 지으면 정말 부담스럽다.     


5. 

물론 사람마다 개인차가 많다는 사실도 잘 안다. 어떤 사람은 비가 내리기만 해도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또 어떤 사람은 지구가 멸망한다는 뉴스를 보고도 사과나무 심을 생각부터 한다. 가족이나 친구는 나의 그런 특성에 잘 맞춰 주겠지만, 수많은 사람이 얽혀있는 조직생활에서는 아무도 내 개성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사회적 태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커피전문점이든 동네치과든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면, 근무자 외모와 상관없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당연히 상급자나 회사대표님도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훈련으로 얼마든지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지금 당신의 표정이 어떠한지 고대로 거울을 들여다보라. 당신 같으면 당신에게 쭈쭈바 하나라도 사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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