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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Sep 14. 2023

@소통잡화점 929 <실은 주위사람들이 당신을 엄청~

@소통잡화점 929

<실은 주위사람들이 당신을 엄청 참아주고 있었다>     


1.

“지금까지 아무도 나한테 그런 소리한 사람이 없는데, 왜 당신만 나더러 문제라는 거야?”

세상 그 누가 무서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는가. 은퇴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입닫고 지냈지만, 이제 더 이상 참을 이유가 없다. 문제가 없어서 말을 안 한 것이 아니라, 할 말이 많았지만 하지 않았을 뿐이다.   

  

2. 

지금까지 당신 주위 사람들이 참 많이도 참았다. 돈 벌어오는 당신 앞에 비굴하게 꼬리 내리고, 기죽은 채 지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힘들게 고생하는 당신이 안쓰러워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친구라는 이름으로, 다들 너그럽게 봐주고 있었다.     


지금 현재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꼬치꼬치 따지고 들지 않는 이유는, 당신이 모두 옳아서가 아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소리를 하고 있지만, 그냥 헛웃음 한번 짓고는 ‘아, 예~’ 넘어가는 중이다. 1년에 한번 만나는 친구에게, 명절날 겨우 얼굴보는 친척에게 구태여 쓴 소리 할 사람은 별로 없다.     


3. 

당신 눈에는 남들이 하자가 많아 보이니, 입바른 소리 마음껏 퍼 부어도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오히려 당신의 말같지 않은 억지를 듣고도, 빙긋이 웃기만 하며 반격하지 않은 그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당신이 제일 똑똑하여 주위 사람을 챙긴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주위 사람들이 당신을 내려다보는 중이다.     


당신이 사회적 지위가 높아서, 나이가 많아서, 몸이 안 좋으니까, 일하느라 고생하니까…….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들은 당신을 참 많이 대접해주고 있었다. 끈 떨어진 뒤 하루아침에 태도가 돌변했다고 서운해하지 말라. 그들은 진작부터 당신의 실체를 똑똑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말을 꺼내지 않았을 뿐.     


4.

“사람들과 정말 잘 지내고, 합리적인 말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닐 수도 있겠군요. 어떻게 확인하면 되죠?”

좋은 방법이 있다. 잠시 당신의 모든 권위를 내려놓고, 상대가 당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김대리, 아이폰으로 바꿨다면서요? 잘됐다, 아이폰 사진하고 동영상 관리하는 방법 좀 가르쳐 주세요.”

상대가 확실히 정보의 우위에 있는 아이템을 고른 뒤, 을의 입장이 되어 보자. 못 알아 듣는다고 은근히 틱틱거리는지, 열 번 스무 번 설명하며 끝까지 당신을 배려하는지 지켜보라. 그 모습이 당신의 평소 인간관계 점수다.     


5. 

사람은 누구나 약하다. 권력 앞에 순종하고 권위 앞에 무릎 꿇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생존수단이지만, 천년만년 그렇게 지내지는 않는다. 어느 순간 때가 오면, 그동안 꾸욱 참아왔던 분노와 원망을 한방에 터뜨리고야 만다. 갑자기 돌변하는 상대 모습이 무척 당황스럽겠지만, 상대는 오랜 시간 당신에게 그런 모욕을 느껴 왔다.


T인지 F인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같은 T라고 누구나 팩폭을 날리며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는다. 사실이기만 하면 아무 말이나 던져도 괜찮다고 생각한 당신의 오만이 문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고개 숙이고 겸손하게, 상대편 입장에서 배려해 보자. 노력하고 공부하면 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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