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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Oct 09. 2023

@소통잡화점 946 <같은 말도 이해하기 어렵게~

@소통잡화점 946

<같은 말도 이해하기 어렵게 말하는 사람의 특징>     


1.

“김대리는 어쩌면 그렇게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나요?”

비결은 간단하다. 듣는 사람의 구성에 따라 그때그때 설명방법을 잘 바꾼다. 분명 같은 내용이지만 상황에 따라 예시와 말투까지 요리조리 잘도 변형시킨다. 아무리 어려운 내용도 김대리가 말하면 언제나 귀에 쏙쏙 들어온다.     


2. 

“나도 김대리처럼 설명을 잘하고 싶은데, 비결 좀 알려주세요.”

/“이대리는 간단한 이야기도 너무 복잡하게 말하는 경향이 있어요.”

김대리는 3가지 조언을 했다. 첫 번째, 최대한 핵심만 간단히 이야기할 것. A제품 판매실적이 부진하다는 보고를 할 때, MS와 IHS 분석자료를 그래프까지 동원하여 형형색색 꾸미고 오래 말하지 않아도 된다. 엉뚱한 곳에 시간을 허비하면 정말 중요한 논지부분은 시간에 쫓겨 대충 말하고 넘어가기 쉽다.     


김대리라면 어떻게 할까. “이번 달 A제품 실적이 많이 부진했습니다. 경쟁제품에 비해서도 떨어졌고, 우리 회사 타제품에 비해서도 더 많이 하락했습니다. 경기탓 이외에 다른 요인이 있는 듯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료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제가 분석한 결과 핵심원인은 다음 3가지로서…….”     


3.

“아, 그렇군요. 보여주기 좋고 시간 때우기도 쉬워서 데이터를 습관적으로 강조했는데 오히려 별로군요. 다음은요?”

/“이대리 분석내용은 아주 훌륭해요. 단지 핵심을 어떻게 말할지 잘 모를 때가 많아요.”

두 번째, 말하고 싶은 내용을 정확히 전달할 것.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까, 남들이 아니라고 말하면 어떡하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고민 끝에 비스 무리한 내용들을 주욱 늘어놓으며 적당히 물타기를 해버린다.

     

김대리는 다르다. 빠르고 뾰족하며 과감하다. 좀 틀리면 어떤가. 지금은 내 의견을 발표하는 시간이다. 나더러 책임지고 결정하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입시철에 맞추어 늘 비슷한 홍보 전략을 써 왔는데, 저는 이 부분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수험생은 IT기기를 선택할 때 기준자체가 다릅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4.

“맞아요, 제가 좀 소심해서 누가 따지고 들까봐 미리 겁을 많이 먹어요. 이만하면 됐나요?”

/“제일 중요한 내용이 남았어요. 발표할 핵심내용이 머릿속에 없으면, 말하다 길을 잃고 헤매게 되거든요.”

세 번째, 말을 하다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잊어버리지 말 것.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런 실수를 범하는 사람이 많다. 점심시간에 새로 생긴 돈까스집에 가서 세트메뉴를 시켰다는 말까지는 꺼냈는데, 그 이야기를 왜 꺼냈는지 순간적으로 깜박해 버린다.      


김대리는 이런 실수도 미리 대비한다. “새로 생긴 돈까스집 알바생이 아주 똑똑하던데요. 아까 5명이 우르르 메뉴를 시키는데~.” 할 말을 미리 던지고 시작하면, 뒷수습도 아주 순조롭다. 두괄식은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에게 훨씬 유리한 방식이다.     


5. 

발표나 설명에 대한 기본 컨셉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나는 알고 상대는 모르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말 정보의 비대칭적인 상황이라 내가 하나하나 가르쳐주어야 하더라도 그러면 안 된다. 세상 모든 대화는 항상 ‘실시간 쌍방향 교신’이다. 꼭 기억하자.     


프레젠테이션은 내가 전하는 정보를 상대가 받아들이고 이해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핵심이다. 상대가 알아듣든 말든, 나는 내 할 말 전부 쏟아냈으니 이제부터는 당신 몫이라고 하면 되겠는가. 사람을 앞에 놓고 말하는 과정은 모두 설득의 요소가 끼어있다. 카메라 앞에서 일타강사가 인강 녹화하는 장면이 아니다. 매순간 상대방 눈빛과 표정을 살피며 전략을 재빨리 수정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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