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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Oct 30. 2023

@소통잡화점 961 <리더의 잘못된 소통 3단계>

@소통잡화점 961

<리더의 잘못된 소통 3단계>     


1.

“저희 일하는 분이 일 시작한지 며칠 안되서 세팅이 너무 허술하네요. 어휴 이렇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근처 식당에 갔더니 사장님이 데스크에서 급히 달려와, 테이블 세팅을 다시 손봐주셨다. 이 분은 리더로서 몇 가지 큰 잘못을 저지르고 계신다.      


2.

첫 번째, 남에게 우리 식구 흉을 함부로 보면 안 된다. 우리 사무실 직원, 우리 가족은 모두 같은 ‘우리’ 안에 속해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언정 지금 당장은 같은 배를 타고 항해중인 원팀이라는 말이다. 이 상황에서 리더라는 사람이 직원을 감싸주지는 못할망정, 대놓고 잘못을 지적하고 나서면 어떡하나.     


직원이 리더의 크나 큰 뜻을 잘 따르지 못했으니, 사장님 얼굴봐서 참으라는 말인가. 설사 에러가 있었다고 한들, 티나지 않게 뒤에서 조심스럽게 커버했어야 한다. 내부총질로 꼬리자르기를 시도하면, 매장과 리더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전체 이미지만 더 나빠진다.     


3.

두 번째, 아직 훈련이 안되었다고 생각하면 더 훈련을 시켰어야 한다. 직원교육은 전적으로 리더의 책임이다. 작은 회사에서 누군가 퇴사하겠다고 말하면, 후임자 교육까지 시키고 나가라며 우격다짐 고집부리는 리더들이 있다. 어떤 이유로든 퇴사하기로 한 사람이 무슨 미련이 남았겠는가. 리더가 훈련에 직접 개입하여, 신입교육이 잘 돌아가는지 일일이 챙겨도 시원찮을 판이다.      


나는 새로운 식구를 맞이할 때면, 늘 내가 직접 교육을 담당한다. 최소 한 달은 매일 일대일로 얼굴을 보면서 온갖 상황별 대처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물론 그 이후에도 필요한 내용이 떠오르면 수시로 자리를 만들어 직접 가르쳐 드린다. 드물게 일어나는 애매한 경우는, 직접 겪으면서 배울 때까지 무작정 방치하면 곤란하다. 평소에 특별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매뉴얼에 추가한 뒤, 교육기간동안 전체 자료를 주욱 훑으며 하나하나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전한다.     


4. 

세 번째, 그래도 전투력이 부족하면 실전에 투입하면 안 된다. 교육하기로 정해진 기간이 끝났다고, 무작정 실전업무를 떠넘기면 안 된다. 교육할 만큼 했으니 이제 문제가 생기면 모두 직원 탓으로 떠넘길 텐가. 직원 한명 한명의 업무력이 우리 팀 전체의 실력을 반영한다.      


고급식당일수록 세세한 디테일까지 신경을 쓴다. 셰프가 제 아무리 멋지게 차려입고 근사한 음식을 조리하면 무엇하는가. 데스크에서 수납하는 직원이 수납처리 제대로 못해 10분씩 기다리게 하고, 주문하느라 20분이 넘게 걸리면 말짱 도루묵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원하는 업무를 해내지 못하면, 늦기 전에 얼른 갈라서야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작은 가게 리더의 판단력과 안목이 좌우한다.     


5. 

리더십이 그리 거창하고 대단한 개념은 아니다. 우리 배가 목적지를 향해 잘 나아가도록 지휘하고, 이상이 없는지 구석구석 수시로 챙기며 점검하려는 마음이 핵심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팀일수록 리더의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리더의 말이 곧 시스템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늘 깨어 있으면서 자기검열까지 잘 해내야 한다.

     

리더십 훈련을 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공간이 바로 가정이다. 딱 5인 이하 조직이고, 서로 간에 업무분담도 명확한 편이다. 중간관리자든 최고위층 CEO든, 가정 내 본인 포지션에 따라 팀을 잘 이끌고 있는지 한 번 돌아보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새겨들어야 할 명언중의 명언이다. 가정의 리더라면 구성원의 실책에도 막대한 책임이 있다. 돈 벌어주었으니 리더 임무 다 했다며 손털고 일어설 생각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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