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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Dec 18. 2023

@소통잡화점 996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그리고~

@소통잡화점 996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그리고 싫은 사람>    


1.

“그때 그 사람을 만나고 부터 제 삶이 꼬이기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악연이었네요.”

지금 생각하니 그럴 뿐이다. 시간을 되돌려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한들,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 사람과 어울려 쿵짝쿵짝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나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 상대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2.

그 때는 분명 상대가 좋아보였다. 영혼의 단짝이라고 여겼다. 남들이 그 사람 이상하다고 말하면, 마치 내 가족을 비난하는 듯 기분이 나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어느 순간 내 삶이 삐거덕 거리기 시작한다. 답답한 마음에 하나 둘 이유를 짚어 나간다. ‘아, 그때 그 사람을 만난 이후로 꼬였구나.’ 남탓은 항상 후행성이다.

      

눈에 씌인 콩깍지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동안 내가 이만큼 성장했다는 증거도 된다. 그 당시 안목과 지금의 내 판단력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뜻이다. 지금 내 곁에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콧방귀도 안 끼고 뻥 차버렸을 텐데, 그때 허전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그를 마음에 들인 내 잘못이 크다. 미성숙한 내가 저지른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3.

반면 내 잘못이 아닐 때도 있다. 당시 내 선택은 충분히 합리적이었고, 상대편도 분명 괜찮은 품질이었다. 이번에는 상대방이 변수였다. 시간이 흐르며 그가 점점 나쁜 사람이 되었다. 처음 그 마음을 기억하며 계속 곁에 머물렀지만, 이제 내 힘으로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나에게 미치는 피해도 엄청나다.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변하나 보다. 좋은 쪽으로 변해갔으면 했는데, 하필이면 안 좋은 쪽으로 변할 줄이야. 어쩔 수 없다. 떠나보내는 수밖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듯이 배신하는 기분이 들어, 오랫동안 주저해 왔다. 어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온전히 떠안고 책임질 수 있겠는가. 부모도 자식에게 그렇게는 못한다. 각자 제 갈길을 선택해야 한다. 서로를 위한 최선이다.     


4.

괜히 싫은 사람이 있다. 구태여 따지면 그럴 이유가 있기는 했지만, 어느 순간 그 날의 기억은 모두 잊혀지고 감정만 남는다. 싫어도 의무감으로 이고 지고 버티며 지금껏 관계를 이어왔다. 누구든 나를 떠난다는 사실을 감당하기 힘들어 억지로 참아왔을 수도 있고, 상대가 내 등 뒤에 올라타 이랴 이랴 나를 부려 먹었을 수도 있다.     


미련하게 집착하고 있다면 이제 그만 놓아주자. 상대방 말고 그에게 질질 끌려 다니는 내 마음을 해방시켜 주자는 말이다. 그 사람 없어도 나는 잘살 수 있다. 어차피 그 사람은 내 존재 따위 신경도 안 쓴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어렵게 말을 꺼내도, 화가 날만큼 가볍게 넘어간다. “그래? 알았어. 그럼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지, 뭐.”      


5.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다. 소중하니까 한명 한명 잘 대해줄 생각하기 전에, 먼저 당신 자신부터 소중하게 대하라. 그 누구든 당신을 함부로 대하고 무시하지 못하게 하라. 당신이 무시 당할만한 짓을 해서 그렇다면, 이를 악물고 그런 행동부터 뜯어 고치라. 당신이 당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이 당신을 존중해주길 기대하는가.     


당신주위에 좋은 사람만 남겨보자. 나쁜 사람은 당신 에너지를 갉아먹고 오염시키는 존재이니 모두 멀리하라. 당신 혼자 에너지를 써가며 억지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당신 인생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언젠가 도움이 될 지도 모르니 유사시를 위한 인맥관리를 하고 싶은가. 당신 자신도 이미 잘 알고 있다. 천년만년 공룡백만년이 지나도 그는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지금 현재, 당신 자신부터 잘 살고 보자. 진정한 Carpe Diem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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