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터지는 오늘 하루, 내일은 소통한방016
"오늘 저녁은 밖에 나가서 짜장면 먹으면 어때?"
열린 질문과 닫힌 질문은 소통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서 대답해봐, 내 말이 맞아, 틀려?"
/"으으응... 마마마.. 맞아"
질문과 대답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말끝이 물음표로 끝난다고 무조건 질문은 아닙니다. 윽박지르면서 정해진 대답을 할 수 밖에 없게 몰아붙이는 것은 절대 질문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은 <취조>라고 합니다.
"묻는 말에만 대답하세요, 맞습니까 틀립니까!!"
이렇게 대답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2~3가지 객관식중 억지로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우리는 <닫힌 질문>을 했다고 말합니다. 선택지가 적으면 적을수록 점점 닫혀 가는데, 급기야 OX로만 답해야 하는 질문은 아주 '꽉~ 닫힌' 질문이 되겠습니다.
닫힌 질문의 목적은 상대와 소통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차이를 인정한 뒤, 설득의 과정을 거쳐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발언권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우월한 포지션을 이용하여 상대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오빠, 지금 뭔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들어?"
"민철아, 지금 저녁 9시인데 게임을 계속 해도 될까, 안될까?"
그래서 열린질문을 해야 합니다. 질문자는 상대가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도록 아무 제약없이 제목만 툭 던져야 합니다. 어떤 대답도 할 수 있게 질문자체가 완전히 열려있는 상황을 <열린질문>이라고 합니다.
"생리할 때 어떻게 불편하신데요?"
"소화가 어떻게 안되시는데요?"
열린 질문이 더 좋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이유는 질문하는 문장을 어떻게 만들어내는가 하는 <국어>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가 하는 대답을 내가 얼마나 감당해 낼 것인가 하는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성준 : 우리 이번주말에 뭐하고 놀까? (재미있는 영화 찜해두었지만 배려하는 척 질문으로 함)
민주 : 비온다던데 매운 떡볶이나 먹으러 가자.
성준 : 너는 오랜만에 만나서 떡볶이나 먹고 싶어? 왜 그렇게 멋이 없어!!
민주 : 그럼 오빠는 뭐하고 싶은데?
성준 : 나는 네가 보고싶다던 A영화표 미리 예매까지 해두었는데 말이야...
상대에게 열린질문을 던지려면 상대 의사를 존중하면서, 어느 정도 내 생각을 접을 준비도 해야 합니다. 깔대기법칙으로 자신이 의도한 대답까지 교묘하게 계속 몰아갈 것이라면, 처음부터 "이번 주말에 A영화 보러가자." 제안을 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닫힌 질문의 결말은 보통 싸움입니다. 대놓고 싸우지 않더라도 둘중 한명은 반드시 마음의 상처를 입습니다. 그동안 상대에게 쌓였던 일들이 많아서 한판 붙고 싶었는데 마땅한 기회를 못찾고 있었다면 몰라도, 대부분은 본의아니게 상대가 화를 낸다고 생각하며 당황합니다.
닫힌 질문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은 정해져 있습니다.
1. 갑의 입장인 사람은 닫힌 질문을 하기 쉽다.
2. 감정이 격해질 수록 닫힌 질문을 하기 쉽다.
3. 배려심이 부족할수록 닫힌 질문을 하기 쉽다.
제일 첫문장에 올려드린 질문을 다시 소환해 보겠습니다.
"오늘 저녁은 밖에 나가서 짜장면이나 먹으면 어때?"
1. 갑의 입장인 팀장님
본인이 저녁을 사려고 마음먹었는데 예산이 염려되어 질문을 닫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는 팀장님 본인이 짜장면 매니아일 수도 있구요.
2. 남편에게 화난 부인의 반격
얄미운 남편에게 집에서 저녁차려 줄 마음은 전~혀 없고, 기분이 안좋으니 무슨 특별한 음식을 먹고싶은 마음도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여자친구 건강에 별 관심없는 남자친구
기름진 음식만 먹으면 배가 살살아프고 설사하는 여친입장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 위주로 정해서 통보하듯 닫힌 질문을 합니다.
질문하는 말투를 바꾸려고 하기 보다, 질문하는 마음가짐 자체를 바꾸어야 합니다. 마음이 열리면 질문은 따라서 열립니다.
감사합니다.
호르몬닥터 권영구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