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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Jan 16. 2024

@1012 <자기 할 일을 제대로 못하면 합리적인~

@1012

<자기 할 일을 제대로 못하면 합리적인 불평도 설득력이 없다>     


1.

“제 말이 맞지 않나요? 이 일은 분명히 잘못된 거죠.”

김대리 설명을 들어보니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다. 지금까지 다들 생각 없이 하던 대로만 하고, 김대리처럼 이치를 따져본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김대리 편을 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2.

사람 말이 설득력을 갖는 순서가 있다. 말의 논리가 맞는지 여부는, 의외로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그 말을 하는 사람이 누군가이다. 그 사람이 그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그 사람의 말은 과연 신뢰할 만한지부터 먼저 따지게 된다.      


누구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고, 다른 누구는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써도 ‘정말 그런가?’ 한 번쯤 고민을 하게 만든다. 에토스의 힘이다. 그 사람이 평소에 쌓아둔 신뢰 점수의 위력은 이토록 대단하다. 오랜 시간 신용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성적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3. 

김대리는 야근 배당 순번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평소 김대리 행실부터 떠올린다. 사무실 대청소할 때 혼자만 반차 내고 도망친 일, 출근시간 5분 늦었으면서 다른 부서 들러온 척 거짓말하다 걸린 일, 보고서 제출 시한 착각하여 온 사무실 직원 쌩고생 시킨 일까지 수도 없이 많다.     


설사 김대리 말이 맞다손 치더라도 그다지 편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일부러라도 김대리 골탕을 좀 먹이고 싶다. ‘당신 때문에 남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본인도 한번 느껴 보시지. 쌤통!’

     

4.

남들이 불평불만 가득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은 공통 특징이 있다.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꼭 본인 불리한 일에만 목소리를 높인다. 자신이 잘못한 일 18가지에 대해서는 “암 쏘리” 한마디로 대충 넘어가면서, 남의 잘못에 대해서는 길길이 날뛰며 응징하려고 덤빈다.     


하고 싶은 말을 하려면 먼저 자기가 해야 할 일부터 제대로 하고 나서 말하자. 해야 할 의무는 내버려 둔 채, 권리 주장만 하면 너무 이기적인 행동이다. 조직에 피해를 줄 때는 아무 소리 안 하다가, 조직이 자신에게 걸림돌이 될 때만 이의를 제기하면 말이 되는가.     


5.

구석에서 아무 말 없이 김대리 말을 듣고 있던 양대리가 말문을 연다. “김대리 말이 일리가 있네요. 우리 다 같이 긍정적으로 한번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성실하고 능력 있는 양대리 한마디에 분위기는 급반전 된다. “그러네, 다시 생각해 보니 그렇게 하면 이러이러한 쪽으로 좋은 점이 많겠어.”     


나의 행동은 내가 하는 말보다 훨씬 설득력이 강하다. 남의 마음을 바꾸고 싶다면 내 말에 신경쓰기에 앞서 나 자신의 행동부터 돌아보자. 자신의 임무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믿을만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보자.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사람의 말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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