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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Feb 06. 2024

@1027 <가면 뒤에 숨은 진짜 모습을 확인하는~

@1027

<가면 뒤에 숨은 진짜 모습을 확인하는 방법>     


1.

“나한테 친절하게 잘 대해주니까 좋은 사람인 줄 알았지, 어디 이런 인간이라고 상상이나 했겠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모름지기 숨겨진 본 모습을 알아야 그 사람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다.      


2.

옛사람들은 ‘신언서판(身言書判)’으로 사람을 평가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풍채부터 말하는 모양새, 글씨와 판단력까지 골고루 살펴보았다. 한마디로 입사시험에서 우수한 인재를 가려내는 핵심과제로 이 4가지 주제를 선정했다는 말이다. 관리를 뽑거나 배우자를 고를 때도 다들 이 기준을 따랐다.     


짧은 시간 동안 진행하는 면접장의 질문 대답만으로는 부족하다. 요즘 심층면접, 압박면접 같은 방식이 도입되는 이유도 결국 그 사람을 더 잘 알기 위해서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든 겉으로 드러난 번지르르한 모습 뒤에 숨은 상대방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3. 

“자, 여기 술 한 잔 받아. 쭈욱 들이키라구.”

결혼 승낙 받으러 여자친구 집에 인사를 가면 예비 장인어른은 매의 눈이 된다. 과연 우리 딸 데려다가 고생시킬 상인지 호강시킬 상인지 꼼꼼히 테스트한다. 어떤 집은 술을 먹이고 또 어떤 집은 골프를 쳐본다고 한다. 


술이 강하고 약하고는 문제가 아니다. 정신력이 흐트러졌을 때 드러나는 그 말과 행동이 보고 싶을 뿐이다. 방식 자체가 억지스럽기는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오죽 걱정스러우면 그렇게까지 할까 싶다. 다만 시대에 걸맞는 우아한 방법을 찾으면 좋겠다. 술이 떡이 된 와중에도 모범택시 타고 기어이 집에 돌아가거나, 벙커샷 5번 연속 실패하고도 허허 웃는 모습을 보이면 대개 합격이다.     


4.

훨씬 좋은 방법이 있다. 정신세계를 직접 성분분석 해보면 좋다. 상대가 감명 깊게 읽은 책, 좋아하는 영화, 큰 영향을 받은 선생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잘 보이려는 상대 앞에서 완벽하게 가식을 부리는 사람도 이런 질문까지 일일이 대비하기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뭐니 뭐니 해도 그 사람의 가족이다. 가족의 스펙이 얼마나 대단한지 살펴본다는 의미가 아니다. 부모님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이 어떠한지 슬쩍 엿보면 이 사람이 어떤 식으로 훈련되어 왔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내 앞에서 만들어내는 가면 쓴 모습 대신 상대방 인격을 구성하는 분자구조를 관찰하면 훨씬 정확하다.     


5.

“자, 오늘 날씨도 꾸물꾸물하니 퇴근 후 다들 삼겹살집으로 집합!”

반강제적인 회식은 다들 싫어하지만 그 기본 취지만은 잠시 생각해 보면 좋겠다. 꼰대 팀장님이 술자리를 계속 권하고 개인사까지 꼬치꼬치 캐물으면 너무 싫다. 다만 본질은 술이나 연애상담이 아니라 나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어하는 의사 표현이라는 사실만 기억하자.      


돈 벌러 잠시 같은 공간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는 김팀장은 나를 용병 취급한다. 일체 터치도 없고 관심도 없다. 방법이 세련되지 않더라도 끝없이 나에게 관심을 표시하는 이팀장은 자기 사람으로 끌어들일 의지가 있는 분이다. 이팀장의 술자리 면접을 잘 통과하기만 하면 든든한 핵우산 하나 장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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