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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r 19. 2024

@1057 <원칙을 지키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1057

<원칙을 지키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1.

“나는 공부 따위 적성에 맞지 않아요, 자유롭게 무술이나 배울래요.”

청운의 꿈을 안고 소림사로 찾아간다. 드디어 해방이다. 이제 공부하라는 잔소리 안 들어도 되겠다. 수련 첫날 사부님이 이따만한 책 한 권을 툭 던지신다. 소림무술의 기본 원칙이니 다음 주까지 모두 외우라고 하신다. 이럴 수가.     


2.

원칙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불확실한 미래를 완벽하게 대비할 방법이 없으니 그나마 가장 확률 높은 방식으로 대처하자는 논리다. 원칙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크게 낭패보는 일은 없다. 어느 수준 이상의 결과는 항상 보장한다.      


학교를 꼭 다녀야만 성공하는가. 물론 정규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 대학을 안 가도 좋다. 대신 안정적인 생활과 성공적인 미래에 대한 확률은 점점 낮아진다. 물론 확률이 낮을 뿐 불가능하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나 에디슨의 학창 시절 스토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만큼 예외적이고 흔치 않아서다.     


3.

기출문제는 기출이라서 의미가 있다. 제아무리 실력 좋은 학생이라도 작년 재작년에 이미 나왔던 시험문제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능시험장에 들어서는 사람은 없다. 똑같은 문제가 다시 나올 리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안다. 대신 교과 내용을 문제로 다루는 그 원칙과 패턴만 잘 익히면 생소한 문제를 풀 때도 큰 도움이 된다. 

     

평가의 원칙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면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지 방법이 보인다. 킬러 문제는 항상 원칙에서 어긋나므로 창의적인 발상을 위해 일부러 기출문제를 안 푸는 학생도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멋진 발상은 항상 기본에서 출발한다. 피카소가 처음부터 뜬금없이 기괴한 그림을 그렸다고 생각하는가. 젊은 시절 그는 이미 웬만한 미술 기초를 완벽하게 마스터했다.     


4.

원칙의 중요성은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원칙을 고수하는 사람은 얼핏 답답해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안정적인 신뢰감을 준다. 그 사람은 항상 원칙에 근거하여 판단하고 행동하므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예측 가능성은 인간의 신뢰 평가 항목 중 가장 배점이 높은 과목이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책임감이 투철하다. 원칙의 잣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하므로 매 순간 자기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본다. 나와 남의 관계를 우선 고려하고 과거 자신이 내뱉은 말도 어떻게든 지키려고 애쓴다. 약속의 중요성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그 태도에서 당당한 자신감까지 느낄 수 있다.     


5.

잊지 말아야 할 핵심 포인트가 있다. 원칙은 어떤 사람이나 상황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힘이 있지만 수많은 변수를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미 알려진 내용과 다른 일이 펼쳐지면 손쓸 방법이 없다. 원칙에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과감히 떨쳐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에이, 어차피 잘 모르는 내용에 대해 찍기는 마찬가지네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할 필요 없겠어요.”

절대 그렇지 않다. 산에서 길을 잃고 5가지 갈림길을 만났다. 아무 원칙 없이 어.느.길.로.갈.까.요.딩.동.댕 하면 각각 20% 확률이다. 원칙으로 3가지 길을 확실히 탈락시키면 성공 확률이 50%까지 올라간다. 게다가 한번 실패하더라도 돌아와 나머지 길로 가면 무조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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