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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Apr 05. 2024

@1070 <질문할 때 예상답변을 곁들이면 답신~

@1070

<질문할 때 예상답변을 곁들이면 답신 받기 수월할 때도 있다>     


1.

“이 사안은 어떤 원칙이 적용될까요? 갑설 을설 병설 검토해 보시고 답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무 처리할 때 흔히 보는 형식이다. 질문 내용을 언급한 뒤 가능성 있는 솔루션을 예시 문장으로 덧붙이는 방식이다.     


2.

완전히 자유롭게 답변을 요구하는 열린 질문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 아니오만 묻는 닫힌 질문도 아니다. 적당히 타협을 본 절충안으로 볼 수 있다. 답변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보기 중에 괜찮은 설명이 있으면 1초만에 회신이 끝난다. “네, 갑설이 맞습니다.”     


딱 들어맞는 해답이 없어도 괜찮다. 여러 가지 보기 중 하나가 제일 정답에 가깝기는 한데, 질문자가 빠뜨린 내용이 있을 수 있다. 부족한 내용만 간단히 덧붙이면 되므로 역시 회신이 금방 마무리된다. “갑설이 대체로 맞습니다. 다만 연체 기간이 길어진 관계로 가산율이 5%로 바뀝니다.”     


3.

어느 업종이든 민원은 귀찮다. 민원에 응대하는 전담인력을 따로 두기 어려우니 대부분 실무자가 시간을 쪼개어 해결해야 한다. 맡은 일도 많은데 민원까지 신경 쓰려면 한숨부터 나온다. 묻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시간과 돈이 걸린 일이지만 답하는 입장에서는 무수한 업무 중 하나일 뿐이다.     


“담당자가 왜 이렇게 불친절하시죠?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한다. 운 좋게 배려심 많은 상대를 만나면 천만다행이지만 운이 나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할 경우 결국 나만 손해다. 상대방이 최대한 덜 불편하도록 조금 더 신경 쓰고 배려할수록 나에게 돌아오는 혜택도 커진다.      


4.

응답하는 사람은 질문자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전문적인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실무 경험은 얼마나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상대에 따라 대답의 깊이가 달라져야 할 텐데 사전 정보가 없으니 막연한 말 밖에 못한다. 좋은 질문자는 자신의 스펙도 같이 덧붙인다. “저는 사업체를 10년째 운영하는 대표로서, 세무 관련 전공을 하였습니다.”     


예시 문장을 몇가지 늘어놓으면 상대는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같은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아도 상대가 어느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에 따라 대답의 방향이 달라진다. 연체료 자체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지, 기간별 가산율이 궁금한지, 납부를 연기할 수 있는지 매우 다양한 파생 질문이 나올 수 있다.     


5.

예시 문장을 쓸 때는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언급하는 편이 좋다. 본인에게 유리한 내용 위주로만 쓰면 상대에게 안 좋은 선입견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 겉으로는 해결책을 묻고 있지만 실은 위기를 모면할 편법을 찾는 구나 싶어 괜히 얽히지 않도록 말을 아낀다. 가장 좋은 방안, 최악의 방안, 적절한 타협안 3가지 정도를 제시하면 좋겠다.     


이런 질문의 방식이 누구에게나 통하지는 않는다. 간혹 질문자가 풍부한 지식을 자랑하며 자신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답변자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있다면 그 성향에 맞추어 질문 방식을 정해야 한다. 상급자나 껄끄러운 상대에게 질문을 해야 할 때는 그 사람을 경험해 본 사람에게 미리 조언을 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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