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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y 03. 2024

@1090 <잘못은 저질렀지만 그런 질책은 너무~

@1090

<잘못은 저질렀지만 그런 질책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해>     


1.

“내가 잘못한 사실은 인정해. 아무리 그렇다 해도 지금 나한테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고 있는데?”

상대방은 어이없어 한다. 죄인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렇게 큰소리 치고 나오는 모습을 보니 지금 잘못 자체를 인정 못하겠다는 태도밖에 더 되는가.     


2.

“아니야, 내가 언제? 내가 잘못한 사실은 인정한다니까. 네가 따지고 드는 말의 톤과 단어 선택, 표정이 과하다는 말을 한 거야.”

그럼 어쩌라는 말인가. 그 잘못 때문에 머리끝까지 화가 났는데 속으로 화를 삭이고 빙긋 미소를 지으며 우아하게 지적해야 하는가. 그런 경지에 이르렀으면 진작 도를 깨쳤다.     


당사자는 억울하게 느낄 수도 있다. 분명 두 가지 마음은 별개라고 생각한다. 잘못한 내용은 확실히 알겠고 미안한 마음도 든다. 다만 지금 상대가 퍼붓는 우다다 역시 도가 지나치다고 느낀다. 이 일은 이 일이고 그 일은 그 일이다. 따로따로 분리해서 말하는 중인데 상대가 나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헷갈리나 보다.      


3.

잘못을 저지른 입장이라면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은 무슨 말을 하든 비겁한 변명으로 밖에 안보이는 상황이다. 본인이 수세에 몰렸다 싶으니 어떻게든 도망쳐 보겠다며 상대를 향해 역공을 펼치는 적반하장 신공으로 비치기 쉽다.     


지적받고 질책당하는 처지가 되면 누구라도 살짝 멘붕상태가 된다. 낯 뜨겁고 부끄러운 마음에 어디 도망갈 구멍 없나 두리번 거린다. 이런 상황에서는 평소처럼 논리적인 판단이 잘 안된다. 상대에 대해 부당하다고 느끼는 감정이 객관적인 사실이 아닐 수 있다. 자기보호를 위한 패트리어트 시스템 작동의 결과는 아닐까 의심해봐야 한다.     


4. 

처음 상대방은 적당히 질책한 뒤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 주고 벌어진 일은 같이 수습할 생각이었다. 이렇게 목소리 키우며 공세로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마치 ‘내가 질책당할 적당한 강도는 내가 결정할 거야.’ 그렇게 마음먹은 사람 같다.     


상대가 거론하는 그 사건 자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 일단 침묵하는 편이 낫다. 상대방이 진짜 험악하게 나온 경우에는 시간차 공격으로 가야 한다. “아침 보고서 건은 정말 죄송해요. 그런데 저희 부모님까지 거론하면서 소리 치신 부분은 저도 듣기가 힘들었어요.” 극악무도한 빌런만 아니면 대부분 꼬리 내리고 사과한다.     


5.

변명도 습관이다. 질책당할 때 맞받아치는 사람은 누가 어떻게 말해도 매번 그렇게 행동한다. 순순히 잘못을 시인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몰라서 그렇다. “그럼 누가 나더러 틀렸다고 하는데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다들 어른의 성숙함으로 적절하게 대처하고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3줄 요약

○누가 잘못을 지적할 때 내 마음에 들도록 말하기는 어렵다.

○잘못한 입장에서 마음이 흔들리면 생존본능으로 도망칠 구멍부터 찾는다.

○내 잘못이 확실하고 상대가 과하다면 시간차를 두고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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