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y 07. 2024

@1092 <난세의 영웅 못지않게 일상속 숨은 히어로~

@1092

<난세의 영웅 못지않게 일상속 숨은 히어로도 위대하다>     


1. 

“음하하, 이제 너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여라.”

“어림없는 소리, 이제부터 우리가 상대해 주마.”

캡틴 아메리카가 혈혈단신으로 타노스 군단에 맞서려는 순간 사라졌던 친구들이 돌아온다. “어벤저스, 어셈블.” 그 짜릿한 한마디에 영화관은 환호성으로 뒤덮인다.      


2.

영웅은 항상 난세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질질 끌려가며 패색이 짙은 경기 루스 타임에 극적인 결승골을 넣는다. 그 직전까지 아무 활약 없이 어리버리했던 선수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순간에 공헌하기만 하면 무조건 히어로에 등극한다. 다들 그의 이름을 외치며 추앙한다.     


가만 생각해 보면 무척 불공평하다. 경기 내내 자기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도 많은데 스포트라이트는 그 선수 혼자 독차지한다. 나머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근성있게 버틴 덕분에 마지막 찬스를 살릴 수 있었는데 말이다. 이런 경험을 한두 번 하고 나면 다들 골키퍼는 안 하고 공격수만 하려 든다.     


3.

사람들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결승골을 넣은 그 선수와 나머지 우리 팀 전원의 이름을 똑같이 취급하는 사람은 드물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군대 면제가 당연하다고 말들 하지만 세계대회 수년간 우승하며 꾸준히 국위선양한 선수는 외면한다. 열심히 노력할 맛이 안 난다.     


사람들이 몰라 주더라도 리더만은 그 공을 제대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 리더마저 사람들 환호에 편승하며 논공행상의 원칙을 허물어 버리면 팀원들은 절망한다. 김대리가 이번 광고의 핵심 카피를 절묘하게 잘 만든 공은 인정한다. 그렇다 해도 나머지 팀원보다 10배로 보상하면 너무 과하다고 느낀다.     


4.

진짜 영웅은 위기가 오기 전에 미리 막는다. 외야로 크게 날아가는 타구를 다이빙하며 잡으면 모두 환호한다. 정말 유능한 선수는 지금 타자의 타구 방향 데이터를 분석한 뒤 미리 그 자리에 가서 준비하고 있다. 몇 발자국 움직이지도 않고 여유 있게 잡아내니 다들 원래 쉬운 타구였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성공비결을 좀 알려주세요.”

“간단해요, 지금 퍽이 있는 곳 대신 다음에 진행할 방향을 예측하고 그쪽으로 먼저 달려갔을 뿐이에요.”

캐나다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영웅 웨인 그레츠키도 비슷한 말을 했다. 우리 주위에는 잘 티가 나지 않지만 늘 위험을 대비하고 문제를 미리 해결하는 숨은 영웅들이 훨씬 많이 있다.     


5.

남에게 대단하게 보이는데 신경쓰면 잠시동안 주목을 받을 수는 있다. 오래도록 버티며 정말 큰 성과를 내려면 그런 한탕주의로는 부족하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묵묵히 수행하며 덕을 쌓아야 찬란한 빛을 본다. 사람마다 빛보는 시기가 다를 수는 있다. 모든 꽃이 봄에만 피지는 않는다.     


*3줄 요약

○위기에는 영웅만 주목받기 쉽지만 숨은 히어로도 많다.

○진짜 영웅은 위기가 오기 전에 미리 대비한다.

○지금 주목받지 못해도 묵묵히 내 자리를 지키면 곧 빛을 본다.




작가의 이전글 @1091 <문맥에 어긋난 희한한 단어를 들으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