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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y 08. 2024

@1093 <질문을 했을 때 상대가 말을 끌면~

@1093

<질문을 했을 때 상대가 말을 끌면 진실인지 의심스럽다>     


1. 

“12,000원이라고요? 몇 달 전에 분명 11,000원에 사 갔는데요.”

“아... 그건... 저... 그때는 세일 기간이어서 그래요.”

점원에게 이런 대답을 들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지금 가격도 못 믿겠고 그전에 구입한 가격조차 의심스럽다. 이 가게 다시 오나 봐라.     


2.

“아까 손님한테 왜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지켜보던 매니저가 한마디 꺼낸다. 옆에서 보고 있었지만 끼어들면 분위기 더 이상해질까 봐 가만있다가 나중에 말을 꺼냈다. 점원의 체면을 지켜주려는 세심한 배려였다.      


“갑자기 물으시니까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금방 떠오르지가 않았어요. 아무 말이나 막 할 수는 없잖아요.”

점원은 점원대로 많이 당황했다. 물론 가격 변동에 대한 정보도 확실히 알고 고객 응대의 기본 원칙도 잘 숙지하고 있다. 그저 점원의 소심한 성격이 문제다. 누가 불쑥 말 걸면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한다.     


3.

“네, 그러셨군요. 그럴 수 있죠.”

매니저는 구석자리로 데려가 차분히 대화를 시작한다. “자, 연습한 번 해봅시다. 저한테 다음 달 휴일 근무에 대해 질문 좀 해보세요.” 점원은 무슨 일인가 싶어 눈이 동그래진다.     


“알겠어요. 매니저님, 다음 달 휴일 전날 제가 연차를 붙여서 냈는데 잘 처리됐나요?”

“1번. (침묵 3초) 네, 그 내용 전달받았어요. 제가 잘 조치해 두었습니다.”

“2번. 아... 그... 연차... 휴가 전날... 음... 아마... 잘 처리될 거예요. 어떻게 들리시나요?”

“1번은 괜찮은데 2번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4.

사람마다 대화중에 무의식적으로 하는 습관적인 말투나 버릇이 있다. 본인은 자기 행동을 보지 못하니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아무것도 아닌 그 사소한 동작이 상대에게는 엄청난 임팩트를 준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중에 내뱉는 이상한 신음 소리나 방향을 잃은 눈빛은 누가 봐도 범죄자의 행동이다.     


상대는 그 언행을 지켜보며 어떤 느낌이 들까. 구태여 거짓말탐지기 동원할 필요도 없다. 지금 저 말은 무조건 거짓말이고 분명 어딘가 꺼림직한 구석이 있다는 뜻이다. 대답하기 난처한 부분을 물었다는 의미다. 급기야 그 이전에 나누었던 모든 대화까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5.

머릿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뒤지며 잠시 찾아봐야 할 때가 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누가 물어도 금방 안 떠오른다. 조금 지나면 머릿속 불이 켜진다. 생각 중일때는 아무 소리도 내지말고 아무 행동도 하지 말자. 바른 자세로 가만히 침묵하며 잠시 시간을 끌어도 괜찮다.     


*3줄 요약

○질문을 받고 말을 끌거나 행동이 산만해지면 괜한 의심을 산다.

○사람마다 대화할 때 안 좋은 습관 몇 가지가 있지만 스스로는 잘 모른다.

○생각을 정리해야 할 때는 정자세로 침묵하며 시간을 벌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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