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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Jun 12. 2024

@1118 <무시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도~

@1118

<무시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다>     


1. 

“팀장님, 왜 그렇게 저를 무시하시나요?”

회의도중 김대리가 급발진한다. 갑자기 분위기 싸늘해진다. 팀장도 영문을 몰라 눈만 꿈뻑꿈뻑 아무 말도 못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2.

“왜 제가 김대리를 무시했다고 생각하죠?”

“아까 제 의견을 이야기했는데 나머지 팀원들에게 다른 의견없느냐고 다시 물으셨잖아요.”

“그야 나머지 사람들 생각도 확인하는 과정이었죠.”

“저를 존중하신다면 제 말을 듣고 바로 채택하셨어야 하지 않나요?”     


사람마다 ‘존중’과 ‘무시’라는 단어에 대한 개념이 제각각이다. 김대리는 상대가 자신을 즉각 수용하지 않으면 무시하는 행동으로 여긴다. 상대방이 본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그 자체가 무시하는 처사라며 욱하는 감정을 느낀다. 무조건적인 박수가 나오지 않으면 불만스러워 할 때가 많다.     


3.

“혹시 제가 김대리한테 무례한 말투를 썼나요?”

“아뇨, 공격적으로 말씀하시지는 않았어요.”

“그럼 제가 김대리 의견이 수준낮다고 비아냥 거렸나요?”

“아뇨, 제 의견에 일리가 있다고 하셨죠.”     


팀장은 인격적인 대우를 존중으로 생각한다. 김대리는 나이가 어리고 직책도 낮지만 꼬박꼬박 존대말을 쓰고 큰소리도 내지 않는다. 대화의 톤 역시 상무님 김대리 누구와 대화하든 언제나 한결같다. 이만하면 하급자 무시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처신을 잘한다고 생각했다. 김대리 말이 더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4.

‘무시’라는 단어가 어려운 이유는 주관적이라서 그렇다. 축구에서 남의 정강이를 일부러 걷어차면 경고나 퇴장이 주어진다는 규정이 있다. ‘무시’는 객관적으로 규정할 방법이 없다. 듣는 사람이 무시라고 느끼면 그냥 무시다. 팀장님에 대한 다른 불만이 투사되었을 수도 있다. 논리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물론 심리학적 원인분석은 쉽다. 김대리는 어릴 때 또는 학창시절에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지냈을 가능성이 많다. 감히 자기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쥐죽은 듯 지내면서 마음속 반발심만 남았을 수 있다. 어른이 된 지금도 누군가 내 의견을 묵살한다는 기분이 들면 심장이 마꾸 뛴다.     


5.

김대리가 마음을 열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잘 성장하면 가장 아름다운 결말이다. 마음공부가 그렇게 쉽다면 우리 주위에 이상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리가 없다. 예민하게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사람은 지금 속으로 피를 흘리는 중이다. 아파하는 상대 앞에서는 내 행동의 정당성보다 위로가 먼저다.     


*3줄 요약

○사람마다 존중과 무시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무시는 당한 사람의 주관적 느낌이므로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

○무시당한 사람은 아파하는 중이니 일단 위로의 말부터 건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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