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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객관화의 힘 : 거울 속 나를 바라보는 용기>
1.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까 남은 기간 동안 점수 더 올릴 수 있어요.”
이야기를 듣는 선생님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간다.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엄청난 점수를 두 달 뒤 수능에서 처음으로 받겠다니 너무 답답하다. 본인 실력을 이렇게도 모를 수 있을까.
2.
남을 관찰하기는 쉽지만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판단하기는 무척 어렵다.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해석하기 마련이다. 누군가 안 좋은 데이터에 대해 거론하면 어쩔 수 없었던 이유들을 늘어놓으며 철벽 방어에 나선다. 지금까지 운이 너무 안 좋아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대부분 이렇게 자기를 합리화하지만 가끔 냉철한 시각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거울 속의 나를 남처럼 관찰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자기 객관화’라고 한다. 머릿속으로 희망 회로를 돌리는 대신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 현실을 인정하느라 잠시 가슴은 아프지만 큰 실수는 범하지 않는다.
3.
담배 술이나 게임에 중독된 환자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도 비슷하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이 중독에 빠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무실 업무가 힘들어 기분 전환하느라 담배나 술을 잠시 한 정도다. 공부하다 머리 복잡할 때 30분 게임 정도는 괜찮다고 여긴다.
“매일 담배 2갑, 소주 2병이 무난하다고?”
정말 30분 만에 컴퓨터를 껐다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밥도 안 먹고 학교도 안 가고 72시간째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니 문제다. 오죽하면 부모 입에서 게임중독이라는 단어까지 나오겠는가.
4.
반대의 경우도 있다. 실제보다 자기 위치를 너무 낮추어 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소심하고 겁이 많다. 그런 일이 생기면 절대 못 견디니 무조건 안전 위주로 결정한다. 재수는 죽어도 싫다며 50점을 낮춰서 쓴다. 자존감이 부족하니 자신을 향한 이성들의 호감 어린 대시도 모두 거부한다.
실제 능력보다 너무 부풀리는 허황된 사람 못지않게 자기 비하 유형도 문제가 심각하다. 매사에 의기소침하고 자신감이 없다. 실패해도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 주는 사람이 없었던 영향이 크다. 가족 부모 친구의 지지를 받아야 긍정적인 자기 객관화가 된다.
5.
“자기 객관화가 전혀 안 되어 있네요. 2달 뒤는 고사하고 재수해도 그 점수는 절대 안 나와요.”
컨설턴트가 방송에서 수험생에게 쓴소리를 내뱉는다. 옆자리 엄마는 속이 시원하다는 표정이다. 지금이라도 현실에 눈을 뜨고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 인생은 로또나 도박이 아니다.
*3줄 요약
○자기 객관화는 자신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능력이다.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 못지않게 과소평가도 문제가 된다.
○건강한 자기 객관화를 위해서는 주변의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