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9
<누구를 위하여 당신은 침묵하는가 : 친절과 배려의 차이>
1.
“너는 친구면서 어떻게 이런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을 수 있어?”
A의 엉뚱한 행동을 보며 가만있는 B가 너무 답답하다. 참다못해 한마디 던진다. 가까운 사이라면 때때로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하지 않는가.
2.
“나한테 도와 달라고 부탁하거나 물어본 적도 없는걸? 괜히 나섰다가 나만 우스운 꼴 될 거야.”
문장 뒷부분에 숨겨진 속마음이 담겨있다. 우리는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종종 오해한다. 그 사람에게 진실을 말하면 팩트 폭행이 될까 봐 참는다고 하지만 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 사람에게 한마디 건네는 순간 어느새 나도 그 문제에 개입하게 된다. 나와 내 주변의 일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정신 사납다. 이 판국에 남의 일까지 떠안아야 한다면 너무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나와 직접 관련된 일도 아니다. 내가 구태여 나설 의무도 없다. 에라, 그냥 가만히 있자.
3.
“탕비실 간식 채우는 일정이 너무 비효율적이에요.”
김대리가 회의 시간에 손을 번쩍 들었다. 다들 불편해하고 투덜거리면서도 지금껏 가만히 참고 있던 내용이다. 듣고 있던 팀장이 한마디 한다. “정말 좋은 의견이네요. 저는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을까요. 김대리가 개선안 좀 만들어주세요.”
직장에서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 이유는 이처럼 해결책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까 봐 두려워서다. 누군가 더 나아지길 기대하며 기꺼이 입을 열면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내도 시원찮다. 말 꺼낸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고 나 몰라라 발뺌하면 어떡하는가. 다들 두 번 다시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
4.
남을 돕거나 전체를 위하는 마음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무관심하게 흘러가는 분위기 속에 돌을 던져 파장이 생기면 어느 정도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 그 정도 부담은 기꺼이 각오하고 나서야 한다. 마음 씀씀이, 돈, 시간 전혀 손해 보지 않고 고맙다는 소리 듣기는 어렵다.
이 시점에서 친절과 배려의 차이가 드러난다. 친절한 사람은 상대방 이빨에 고춧가루가 끼어도 말하지 않는다. 나머지 모든 행동은 친절하게 하지만 부담스러운 행동만은 절대 안 한다. 배려하는 사람은 그 사람을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피드백을 해준다.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와 그 사람을 진정 위하는 마음은 전혀 다르다.
5.
가만히 침묵하든 한발 내디디며 상대방 문제에 다가서든 당신 자유다. 단, 가만히 있으면서 상대를 위한 행동으로 합리화하지는 말자. 그 행동은 상대방이 아닌 당신 자신을 위할 뿐이다. 진정 상대와 전체를 위한다면 작은 용기를 내야 한다.
*3줄 요약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 행동은 상대가 아닌 자신을 위해서 일 때가 많다.
◯진정 배려한다면 때로 불편을 감수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침묵하든 행동하든 자유이지만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