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하는 사람들

@소통잡화점 667


1.


"팀장님, 제가 더 도와드릴 일은 없을까요? 담배는 아직 남아 있으시구요? 예~예~ 필요한 일 있으면 언제든 불러만 주십쇼!!"


김대리는 손금이 없다. 우리부서 아부의 달인이다. 저렇게까지 해서 승진하고 싶다면 먼저 하라는 분위기다. 그런데 아부가 꼭 그렇게 나쁘기만 한 것일까.


2.


"팀장님, 이 일은 이렇게 처리하시면 안됩니다.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팀장님 속내가 의심스럽네요. 제가 솔직한 사람이라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 뿐이니 기분나빠하지 마시구요."


이미 삐쳤다. 맞는 말도 얼마든지 사람 기분나쁘게 할 수 있다. 이대리는 머리속 떠오르는 대로 전부 말하고는 솔직하다고 자랑스러워 한다. 아부가 과해도 문제지만 너무 아부가 없어도 문제다.


3.


TPO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이는 모습은 인간사회 기본이다. 심리학에서는 페르소나라고 부른다. 회사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사장님의 가면을 썼다면, 집에서는 가사분담하고 아이들과 대화하는 자상한 남편의 가면을 써야 한다. 회사역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집에서도 독불장군 행세만 하면 왕따당한다.


4.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눈치보며 행동을 바꾸는 자세는 과도한 아부와 전혀 다르다. 오히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다. 솔직을 빙자해 하고 싶은 말 마음대로 내뱉는 사람이야 말로 사회부적응자다. 주위 사람은 신경쓰지도 않은 채, 배고프면 울고 화나면 소리지르는 3살 어린이로 보면 된다. 아직 사회화가 덜된 사람이다.


5.


아부의 기준이 애매하지만 실제 소통의 대부분은 어느 정도 아부를 끼고 있다. 듣기 좋게 포장하고, 상대 방어막을 통과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작업이 필수다.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며 무차별 팩트공격만 퍼부으면 소통은 커녕 전쟁만 터진다.


6.


어떻게 적절한 아부를 할까 고민해야 한다. 과하지 않게 상대방 기분을 좋게 하면서, 할 말은 다할 수 있는 알맞은 가면을 골라야 한다. 날것 그대로의 팩트만이 오가면 서로 못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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