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0 <빈 수레가 더 요란한 이유 : 무지의~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310

<빈 수레가 더 요란한 이유 : 무지의 근거 없는 자신감>


1.

“자세히 설명해 줄 테니 잘 들어봐, 이 부분은...”

“아, 괜찮아요. 이미 다 알고 있어요.”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려고 했지만 상대가 들으려는 의지조차 없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어 보았더니 하나도 모르고 있다. 왜 모르는 데도 알고 싶어 하지 않을까.


2.

“무지는 지식보다 더 많은 자신감을 준다. 여러 문제가 과학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많이 아는 사람들이 아니라 적게 아는 사람들이다.”

찰스 다윈의 말이다.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 대해 무식이나 무지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무지는 모른다는 말 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꽤 복잡한 개념이다.


무지는 비어있는 물컵 같은 상태가 아니다. 무지한 사람은 오히려 자신의 머릿속에 지식이 가득하다고 착각한다.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지식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 배울 필요를 느끼지 않고 배울 생각도 없다.


부족하다는 느낌 자체가 없으므로 늘 의기양양하고 자신만만하다. 무지할수록 더 용감해지는 메커니즘이다.

3.

그들이 지식을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가 있다. 누구든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 원래 알고 있던 지식창고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들은 이 단계에서 기존의 데이터뱅크와 어울리지 않는 정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새 식구로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대신 부정하고 거부하는 방식을 택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는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면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온 사고방식과 정체성이 통째로 흔들릴 위험이 있다.


아무리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 내용이 논리적일수록 오히려 더 강하게 반박하며 자신을 방어한다.


4.

진짜 무지란 지식의 양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알아가는 과정 자체를 강하게 거부하는 심리다.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지 않고 그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다. 이미 스스로를 완전체로 간주하고 있으니 새로운 지식은 그 철통 방어를 절대 뚫지 못한다.


지식이 쌓이면 쌓일수록 확신보다 의심이 늘어간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은 너무도 많고, 세상 모든 지식 중 내가 아는 내용은 극히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겸손한 자세로 된다. 빈 수레가 더 요란하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이치다. 자신의 지식에 지나친 확신을 갖는 순간 우리는 무지의 함정에 빠진다.


5.

“저는 여기까지만 알고 있습니다. 더 아시는 내용 있으면 좀 알려주셔요.”


내가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나약함이 아닌 지적 성숙의 증거다. 바로 그 태도를 갖추기 위해 힘들게 고등교육을 받는다.


남의 말 듣기 싫어하고 배우는 과정이 불편하다면 당신은 아직 너무 오만하다.


*3줄 요약

◯무지하면 적게 알면서도 자신감만 가득 차 있다.

◯진정한 무지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다.

◯지식이 쌓여 지적으로 성숙해지면 확신보다 의심이 늘어나고 겸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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