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0 <진짜 친절은 알맞은 거리감에서 나온다>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370

<진짜 친절은 알맞은 거리감에서 나온다>


1.

“남편이 다니던 단골 미용실이 문을 닫았어요. 먼 곳으로 옮겼는데도 구태여 산 넘고 물 건너 계속 찾아가는 거예요. 너무 의심스러워서 한 번 따라가 봤더니...”


와이프는 어이가 없었다.


그들은 커트하고 나올 때까지 40분 동안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2.

“이 미용사는 말을 안 걸어서 좋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듣는다. 다른 미용사들은 어디 사느냐, 자녀는 몇 명이냐, 회사생활은 어떠하냐 끝도 없이 질문 공세를 퍼붓는다고 한다. 머리 자르러 와서 입사면접 보는 기분이라고 했다.


미용사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고객과 친밀감을 쌓아 단골로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한다.


물론 그런 관심이 통하는 사람도 있다. 다만 너무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무관심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한 발 물러서 있는 기분으로 가만히 있다가 도움을 청할 때만 나서는 편이 나을 때가 있다.


3.

친절한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말투가 상냥하고 여성스러우면 친절인가, 아니면 미소 지으며 밝게 인사하면 친절인가.


친절은 절대평가가 아니다. 사람 따라 편안하게 느끼는 좌표값이 전부 다르다. 정말 친절한 사람은 때와 장소 그리고 상대에 따라 말과 행동을 유연하게 조절한다.


진정한 친절은 알맞은 거리감에서 나온다. 고수는 상대가 원하는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딱 그만큼만 다가선다.


더운 날씨에 행군하느라 땀 뻘뻘 흘린 군인이 물 한 잔을 부탁했다. 안 쓰던 이쁜 유리잔을 찾아와 각진 얼음을 알맞게 채운뒤 레몬 슬라이스까지 곁들여 꺼내오면 상대는 벌써 쓰러져 있다.


4.

간혹 상대를 위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누가 누가 더 친절한가’ 콘테스트 대회에서 우승하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어이 좋은 사람 소리를 듣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인다. 상대방 마음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친절 폭탄을 마구 투하한다.


상대가 어느 정도를 원하는지 분명치 않으면 단계별로 접근하면 좋다. 인사할 때는 밝은 표정과 큰 소리가 무조건 최고다. 왜 인사를 너무 잘하느냐고 화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날씨 이야기 한 번 던져보고, 두피 정보 한 번 던져보면서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면 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가만히 있기만 해도 곤란하다. 가끔은 너무 소심해서 말도 못 꺼내는 사람이 있다.


5.

“그러고 보니 그 미용사분, 당신한테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다른 고객한테는 엄청 수다스럽던데?”


알고 보니 컴퓨터에 고객차트까지 만들어 두고 매번 사소한 일들을 기록해 둔다고 한다.


맞춤식 친절을 베풀다니 충분히 성공할만하다.


*3줄 요약

◯진정 친절한 사람은 상대가 원하는 정도를 파악해 딱 그만큼만 다가선다.

◯일방적인 친절 공세보다 단계별로 접근하며 상대 반응을 살피는 방식이 좋다.

◯고수는 상대방에 따라 맞춤식 친절을 베풀며 진짜 소통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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