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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100명이면 나에 대한 평판도 100가지>
1.
“아빠가 진짜 회사에서 대단한 전무님 맞아? 가족끼리 한 약속은 맨날 잊어버렸다고 하잖아. 엄마 설거지 도와주겠다는 말은 지키지도 않고. 아빠 말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그렇게 말하면 아빠 너무 억울한데. 회사일 하느라 제때 퇴근도 못하면서 얼마나 고생하는데.”
중학생 아들이 밥 먹다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비수처럼 날아든다.
2.
아빠의 말은 명백한 동문서답이다. 가정에서 불성실한 면을 보이니 신뢰할 수 없다고 했는데, 회사 일은 잘한다고 둘러댔으니 말이다.
아빠의 마음은 이해한다. 회사에서 바쁘게 사는 일상도 결국 가족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일이니 아들이나 와이프와의 사사로운 약속 몇 개 어기는 정도는 그냥 넘어가도 된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어느 정도는 맞다. 마치 회사에서 인사평가받듯 가정 전체 기여도를 종합해서 판단할 기회가 있다면 그런 관점도 충분히 반영된다.
지금 문제는 아빠로서 아들과 와이프에게 ‘못 믿을 사람’ 소리를 듣고 있다는 점이다. 바쁘고 지쳐서 가정의 업무분담을 덜할 수는 있다. 다만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 펑크 내거나 대수롭지 않게 무시한 행동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3.
이처럼 누군가에 대한 평가는 개별적으로 이루어진다. 각각의 일대일 관계에서 서로에게 비친 모습이 곧 상대방의 관점 전부가 된다.
남들한테 얼마나 잘하든 말든 상관없다. 나한테 훌륭하게 처신하면 존경하고 내 앞에서 부실하게 보이면 얕본다. 개인 인격과 능력을 종합하여 판정하는 평가지수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평소에 얼마나 성실한데, 우리 회사 팀원들한테 전부 물어봐.”
“나는 한 번 정한 약속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조와 실제 행동 사이에서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지금 중학생 아들이 아빠가 하지도 않은 행동을 지어내어 비난하고 있는가. 본인이 아들과 와이프에게 이미 저지른 행동의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4.
당신을 아는 이가 100명이면 당신의 평판도 100가지다.
그 100명끼리 매주 정기모임을 갖고 당신을 주제로 논의를 마친 뒤 실시간으로 평가점수를 업데이트하여 공유하지는 않는다. 각자 자기 입장에서 본 당신의 면모만 기억한다.
“그럼 어쩌라고요. 집에서 가족에게도 거래처 대하듯 깍듯이 대해야 하나요?”
당신에게 가족이 중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물론 대충 해도 된다. 당신 마음이다. 대신 그 행동의 결과로 되돌아오는 평판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그 관계에서 행동은 건성으로 하고서 이미지는 계속 괜찮길 바라면 너무 큰 욕심이다.
5.
살다 보면 실수할 때가 있다. 공교롭게도 그 실수를 목격한 상대는 당신에게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린다. 그에게는 그 한 번의 경험이 당신을 평가할 데이터의 전부라서 그렇다.
너무 억울해하지 말라. 아직 기회는 있다. 이제부터라도 성실하고 훌륭한 태도를 계속 보이면서 ‘실수 물타기’를 하면 어느새 당신 잘못이 잊히면서 평점도 올라간다.
*3줄 요약
◯평판은 각각의 관계마다 따로 만들어지니 종합점수에 대한 기대는 버리자.
◯누군가에게 실수하면 그에게는 그 행동이 ‘나의 전부처럼’ 보인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면 얼마든지 실수를 덮고 평판을 되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