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9
<갈등 없는 관계는 없다 : 가끔은 싸워도 괜찮다>
1.
“친구끼리 싸우지 말고 놀아, 알겠지?”
단언컨대 우리나라 대부분 부모들은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심어주고 있다. 싸울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무조건 사이좋게 지내라니 말이 되는가.
양보형 A는 억울해도 계속 말없이 참고, 고집형 B는 ‘이것 봐라’하며 계속 자기 마음대로 횡포를 부린다.
2.
갈등 없는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만나면 반드시 서로의 생각이 다른 순간이 온다. 치킨이냐 피자냐 어떻게든 결정을 지어야 한다.
“나는 아무래도 좋아, 네 마음대로 해.”
어릴 때부터 침묵을 교육받은 양보형 A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선택권을 B에게 넘긴다. 의견이 다를 때마다 인자한 표정으로 상대에게 양보하니 이제 아무도 그에게 질문조차 하지 않는다.
“나는 피자를 먹을 거야.”
어릴 때부터 내키는 대로 하며 살아온 고집형 B는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나는 ~할 거야’ 말투를 쓴다. 상대방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치킨과 피자를 놓고 대화로 타협해 본 적이 없는 A와 B. 얼핏 평화롭게 잘 지내는 사이처럼 보인다. 그렇게 나이가 들면 가사분담 충돌을 저절로 해결할 수 있게 될까. 회의 중 부딪치는 의견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을 수 있게 될까.
3.
“우리 아이는 체구가 작고 힘도 약해요. 부모가 놀이터 따라가서 싸우지 말라고 중재하지 않으면 매일 맞고 다닐걸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자. 한번 엉덩이를 가볍게 걷어 차인다고 큰일 나지 않는다. 선을 넘는지 아닌지만 잘 지켜보면 보호자 역할은 끝이다.
힘이 약해서 그네를 못 타면 그 아이는 생각에 잠긴다. 힘센 아이가 없는 시간대에 가서 타든, 선생님에게 이르든, 힘을 키워 대적하든 무슨 수라도 쓴다. 역시 보호자는 그 사고의 흐름을 지켜보며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도움만 해주면 된다.
평생 아이를 따라다니며 모든 상황을 대신 해결해 줄 수는 없다. 때로는 비겁하게 무릎을 꿇어야 할 수도 있는데, 무작정 고개 들고 맞서야 한다고 주입하면 큰일 난다. 굴복이든 협상이든 생존의 비법을 하나씩 스스로 깨우치고 배워나가야 한다.
4.
이제 A와 B가 어른이 되었다. 그들 머릿속에는 여전히 ‘갈등은 나쁘다.’는 명제가 남아있다. 사소하게라도 의견충돌이 생기는 상황이 벌어지면 너무 불편하다.
“그냥 적당히 좀 넘어가지 김대리는 왜 저렇게 꼬박꼬박 따지고 드는 거야?”
A는 자신이 그랬듯이 남들도 무조건적인 수용을 해야 한다고 여긴다.
“남 신경 쓸 필요 없지. 인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거야.”
B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주장만 내세운다.
“나는 우리 오빠랑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 우리는 찰떡궁합이야.”
잉꼬부부는 처음 싸우는 그날 바로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기 쉽다. 소통과 합의로 갈등을 이겨낸 경험이 없으니 해결책은 무조건 모 아니면 도다.
5.
건강한 갈등조차 당신이 애써 회피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혹시 합의 이후 따라야 할 절반의 노력도 귀찮아하거나 전부 당신 마음대로 하고 싶은 마음은 아닌가.
갈등에 대한 당신의 마인드부터 점검해 보면 좋겠다.
*3줄 요약
◯어릴 때부터 갈등을 무조건 피하라고 교육받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소통이 어렵다.
◯갈등 없는 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적절한 충돌과 합의 과정은 필수다.
◯갈등을 회피하는 이유를 스스로 점검하고 갈등을 통해 성장하려는 마인드를 가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