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8
<내향적이라는 핑계 뒤에 숨은 자존감 문제>
1.
“김대리는 정말 착한 분이에요. 무슨 부탁을 해도 절대 싫은 소리 안 해요.”
팀원들 사이에 김대리는 천사표로 통한다. 같이 밥 먹으러 갈 때도 무조건 상대방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라고 한다.
그의 속마음은 어떨까.
2.
김대리는 옥상에 자주 올라간다. 커피 한 잔과 담배를 쥐고는 먼 산 바라본다. 몸이 정말 안 좋은데도 오늘 또 야근하게 생겼다. 이대리가 데이트 약속 있다며 자기 일을 떠넘기고 갔다.
몸살로 며칠째 고생 중이라 이번 만은 안된다고 말하려고 했다. 차마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얼마나 급하면 나한테 이런 말까지 했을까, 저 부탁 안 들어주면 내 이미지는 어떻게 될까. 엉겁결에 OK 하고 말았다.
싫은 소리는 고사하고 자기 의견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할 때가 많다. 대화할 때도 주로 남의 말을 가만히 듣기만 한다.
처음에는 착하다는 칭찬이 듣기 좋았다. 계속 그런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어서 하던 대로 행동해 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이건 아니다 싶다.
3.
아무 말없이 모두 수용하며 ‘가만히’ 있으니 어느새 다들 ‘가마니’ 취급하는 느낌이다. 내 생각이나 기분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고 아무 말이나 막 던진다.
반대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털어놓거나 의논하려고 하면 내 말은 들어주지도 않는다. 그들이 힘들 때는 내 도움을 당연하게 요구하지만 나를 신경 쓰는 일은 없다.
내가 그들의 감정쓰레기통 또는 부하직원이 된 기분마저 든다. 그들을 위하면 나도 존중해 주겠거니 했지만 언제나 일방통행에 머무른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관계를 포기할 수는 없다. 잠시라도 내 존재를 인정받는 그 느낌이 좋다. 내가 다르게 행동하면 모두 나를 떠나버릴지도 모른다.
4.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이 있다. 보통 MBTI의 “I” 타입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한다. 자신은 I 타입이라서 남과 말을 잘 섞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한다.
이 말 자체에 무리가 있다. 내향적이거나 외향적인 특성과 그런 행동은 전혀 상관이 없다. 내향적인 사람은 남이 발을 밟고 사과도 없이 그냥 지나가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까.
엄밀히 말하자면 ‘자존감’과 관련이 있다. 남 앞에 자신을 당당히 드러내지 못하고 자꾸 위축되는 경우다. 늘 주눅이 들어있는 상태에 가깝다.
자신의 권리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서 먹고 싶든 찍어서 먹고 싶든 원하는 바를 분명히 밝히는 습관을 가지자. 말없이 침묵하는 태도를 보고 ‘양보’한다며 좋게 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5.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든데 왜 나한테 아무 관심이 없지? 내 표정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무시당하고 사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며 남들 행동에 상처도 잘 받는다.
말을 안 해서 남들이 모르고 있을 뿐인데 뻔히 알고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혼자 분개한다.
오늘부터 당장 행동을 개조하자. 말습관부터 고치면 좋다. 이제 누구와 대화하든 무조건 50%는 당신이 차지해야 한다.
상대방이 한마디 하면 당신도 꼭 이어서 한 마디 하라. 상대가 98% 말하고 당신은 중간중간 단답형으로만 겨우 대답해서는 이 사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3줄 요약
◯착하다는 말에 취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으면 계속 무시만 당한다.
◯진짜 문제는 내향적 성격이 아니라 낮은 자존감이다.
◯누구와 대화하든 대화의 50%는 내가 차지한다는 마인드를 가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