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8 <왜 일처리 중간에 자꾸 확인할까, 나를 ~

@1418

<왜 일처리 중간에 자꾸 확인할까, 나를 못 믿어서 그럴까?>


1.

“매니저님, 시키신 대로 일 잘하고 있는데 왜 자꾸 물으시나요? 저를 못 믿으세요?”


일일이 잔소리하며 지시하는 마이크로 매니징은 아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위임하고 맡기는 수준도 아니다.

애매하게 한 번씩 확인이 들어온다. 당신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불안해서’ 그렇다.


2.

“무시든 불안이든 결국 똑같은 얘기 아닌가요?”

전혀 다르다. 처음부터 당신 능력을 의심하고 무시했다면 그런 미션을 맡기지도 않았다.


지금 상대가 ‘불안하게’ 느끼는 이유는 당신의 성과를 못 믿는다기 보다 들쭉날쭉 기복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당신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꽤 훌륭했다. 상대방이 충분히 기대를 할 만하다. 다만 꾸준하고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컨디션 괜찮고 기분이 좋으면 최고의 성과를 내다가, 어딘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거나 하면 얼토당토않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3.

의학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에 이런 상황에 참고할 개념이 있다. ‘안전성’과 ‘안정성’이라는 비슷한 단어 2개의 차이다. ‘안전성’은 그야말로 위험하지 않고 안전하다는 의미다. 치료 과정에서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개념이다.


‘안정성’은 글자가 비슷하지만 의미는 전혀 다르다. 일정하게 안정적인 결과를 보여준다는 뜻이다. 위아래 편차가 적으니 큰 오차 없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당연히 안전성 먼저 통과를 해야 안정성을 논할 자격이 생긴다. 위험한 수치로 일정한 값이 나온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업무능력을 평가할 때도 이와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큰 사고 치지 않고 괜찮은 결과를 내기 시작하면 일단 안전성은 통과다. 그다음은 자신의 실력에 맞게 예측가능한 성과를 꾸준히 내놓을 차례다.


4.

대학입시 원서를 쓴다고 해도 100, 70, 98, 65, 99점인 사람보다 91, 92, 90, 88, 93일 때 훨씬 합격가능성이 높다.


같은 사람이 이토록 심하게 왔다 갔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인은 운이 없었다고 말하지만 고수들이 보기에는 아직 실력이 부족한 상태로 판단한다.


곳곳에 뛰어난 부분도 있지만 여기저기 치명적인 구멍도 많다는 뜻이다. 잘 아는 파트가 걸리느냐 잘 모르는 부분이 걸리느냐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중이다.


일을 맡기든 입시원서를 쓰든 ‘안전한’ 기준선을 따라야 한다. ‘안정적인’ 라인을 긋다 보면 별 수 없이 하한선에 맞출 수밖에 없다. 강점인 영역이 아쉽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5.

“그 미용실은 이제 안 가려고. 실장님이 남편하고 싸우고 온 날 하고 유쾌한 날 하고 커트한 머리가 완전히 극과 극이야.”

일상 속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머리 한 번 자르면 최소 한 달은 버텨야 하는데 함부로 맡기기 부담스럽다.


시간이 흐르면 다시 자라는 머리카락에 대해서도 이렇게 신경이 쓰인다. 하물며 많은 사람의 노력과 자금이 걸린 업무에 대해서는 얼마나 더 깐깐하게 따지겠는가.


“그 정도 일은 김대리가 알아서 할 수 있잖아. 귀찮으니까 일일이 묻지 좀 말라고.”

당신이 이루어낸 완성도를 최대한 일정하게 뽑아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당신도 이런 말을 듣게 된다.


*3줄 요약

◯중간에 자꾸 확인하는 이유는 성과의 기복이 심해 불안하기 때문이다.

◯의학의 안전성과 안정성 개념처럼 업무력에서도 기본기를 갖춘 뒤 일관성을 유지해야 인정받는다.

◯최고점에만 신경 쓰기보다 하한선을 예측가능한 수준까지 높여야 신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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