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54 <팀장님이 거만해진 이유>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소통잡화점 854

<팀장님이 거만해진 이유>


1.

“팀장님은 이번 프로젝트를 혼자 다한 것처럼 말씀하시네. 우리가 야근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도와드린 일은 벌써 다 잊으셨나봐.”

팀장님도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 작은 공이라도 생기면 주위사람 덕분이라고 말하며, 늘 자신을 낮추었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2.

팀장님 능력이 탁월한 사실은 다들 인정한다. 당연히 평사원에 비할 바는 아니고, 다른 파트 팀장님들에 비해서도 엑설런트 그 자체다. 팀장님 덕분에 팀원들 인사고과 점수가 죽죽 올라가고, 보너스도 두둑이 받았다.

팀원들이 조사한 무수한 데이터를 보고 3초 만에 핵심만 쏙쏙 짚어내는 모습을 보면, 절로 감탄사가 튀어 나온다. 기립박수를 치려고 물개들이 손을 드는 바로 그 순간, 팀장님이 생색을 내기 시작한다. 본인 아니었으면 이번 일은 다 틀어졌다면서, 얼른 박수치라고 강요한다. 팀원들 표정은 순식간에 썩어 들어가고, 물개 손은 나이롱이 되어 버린다.


3.

팀장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대리시절 잘난 척하는 상사를 보면, 똑같이 어이없어 하던 분이다. 팀장 승진후 사람이 점점 변했다. 능력 있는 사람이 힘든 일을 반복하며, 계속 성공을 거듭할 때 생기는 흔한 증상이다.

“나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을 또 해냈어. 나만큼 고생한 사람 있으면 어디 나와 보라 그래.”

본인 성과가 반복될수록 주위 칭찬이 점점 약해진다고 느낀다. 한계 ‘칭찬’ 체감의 법칙이라고 부를 만하다. 본인이 기대치에 못 미쳤나 싶어 더 열심히 일한다. 결국은 자기PR을 해서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로 마음먹는다. 내가 한 일은 내 입으로라도 알려서, 정당한 칭찬을 받고야 말겠다는 심리다.


4.

당신이 얼마나 거만해졌는지 말투로도 금방 체크할 수 있다. “한마디로”라는 말을 자주 하면, 남보다 본인 안목이 탁월하다는 자기 확신에 차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화중간 갑자기 톤을 높여서 큰소리로 말하는 습관이 있다면, 권위자로서 주목받고 싶은 마음이다.


남의 의견을 무시하고 비아냥거린다면, 남을 깔아뭉개고 자신이 위에 있음을 보이고 싶은 행동이다. 남이 말하는 도중 번번이 말허리 자르고 끼어든다면, 끝까지 들을 필요도 없이 본인 의견이 더 중요하다고 우기는 태도다. 모두 꼴불견이다.


5.

날 때부터 거만한 사람은 없다. 갓난아이가 고개 빳빳이 들고 주위사람들을 저 아래로 내려다보며, 위엄 있게 응애응애 한다는 말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안 그랬던 사람이 그렇게 바뀌었다. 조금씩 거만해지다 보니 어느새 너무 멀리 와 버렸을 뿐이다. 살면서 ‘겸손’이라는 단어는 한순간도 잊으면 안 된다.

거만해지지 않으려면 나를 낮추는 겸손보다 좀 더 적극적인 마인드도 필요하다. 늘 배우겠다는 마음자세다. 나보다 잘난 사람만 나에게 조언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나보다 어려도, 나와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도, 누구든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입보다 귀를 열고 열심히 배우려는 마음을 먹으면 거만해질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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