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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Oct 24. 2018

폭력은 전염병이다

학창시절 종종 폭력적인 행동이나 말을 하곤 했다. 그렇던 내가 그 어떤 폭력에도 반대하게 된 이유는 폭력을 경험한 사람은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폭력'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즉 당신이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하면 그 폭력을 경험한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한다. 나는 이를 '폭력의 전염성'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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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가장 손쉬운 해결책이다. 동시에 가장 강력한 전염병이다. 폭력이 강력한 전염병이라는 사실을 안 이상 왠만하면 폭력적 행동이나 말을 자제한다. 심지어 나에게 조차도. 가장 손쉬운 해결책을 버리니 어쩔 수 없이 어려운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나의 말과 글이 늘 어렵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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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는 터무니없이 폭력적이다. SNS의 타임라인에도 점잖은 폭력이 난무한다. 이곳에서는 말로 된 주먹이 오가고, 서로가 서로를 폭행한다. 타임라인은 항시 잠재적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요즘은 글을 쓸 때를 제외하곤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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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폭력이 너무 두렵다. 가끔 폭력에 노출되곤 하는데 아픔이 두렵다기 보다는 내가 폭력적으로 변할까 두렵다. 재발되면 죽는다. 과거 나는 상당히 폭력적이었기 때문에 쉽게 전이될 수 있다. 그래서 폭력을 당할때마다 전염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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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타임라인을 쉽게 떠나지 못하고 있다. 폭력과 동시에 더러 빛나게 아름다운 말과 글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런 글을 읽고 싶고, 그런 글을 쓰고 싶다. SNS는 읽고쓰기를 연습하는 요긴한 장소이다. 생각을 자극하는 좋은 장소가 폭력에 의해 상실되고 있기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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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폭력이 미덕으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습성(윤리관)을 갖고 있는 분들이 아직 많다. 잊지말자. 폭력은 폭력을 낳고, 억압은 억압을 낳고, 모욕은 모욕을 낳는다. 어느순간 누군가 이걸 단절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을 낳는다. 즉 아름다운 말과 글이 많아지면 아름다운 말과 글이 더 많아진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앞으로 점차 아름다운 말과 글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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